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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普洱茶) 이해의 첫걸음 : 효능과 금기

雲靜, 仰天 2020. 2. 21. 12:52

보이차(普洱茶) 이해의 첫걸음 : 효능과 금기

 

다도는 사람, , 물이 핵심요소다. 이 때 사람이란 마음()의 상징이다. 다도 예절의 격조와 차의 맛은 여기서 좌우된다. 그런데 다도 시연의 行茶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차에 관해 개괄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그 첫 번째로 중국의 가장 오래된 전통차들 가운데 하나로서 黑茶(dark green tea)의 대표격인 보이차(중국어 발음으로는 푸얼차, 학명 : Camellia sinensis var assamica)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는 대만 장기 체류시절 한중일 3국의 다인들이 매년 1회씩 각국에서 돌아가면서 개최한 다도대회에 참여할 기회가 있은 뒤로는 군 제대 후 대학시절인 1980년대 초반부터 마셔오던 한국차를 멀리하고 중국차를 접하게 됐다조금 많이 마시면 속을 쓰리게 하는 녹차가 주종인 한국차보다 중국차는 웬 만큼 마셔도 속이 편한 발효차 위주의 차들이었기 때문이다. 발효차의 대표 주자가 보이차다. 중국차를 접하면서 자연스레 여러 종류의 보이차들도 자주 마시게 됐다.

 

그 과정에서 내가 목도한 경험으로는 한국사회에서 기존에 없던 보이차가 소수의 스님들 사이에 애호돼 오다가 갑자기 일반인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은 대략 1990년대 중후반부터였다. 그로부터 2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지금은 보이차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 하지만 보이차를 제대로 아는 이는 드물다. 보이차의 세계가 워낙 넓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어떤 유명한 포도주 소믈리에는 포도주는 정답이 없다라고 했다. 포도주의 세계가 대단히 넓기 때문이다. 이 말은 보이차에도 해당된다. 보이차도 정답이 없다!” 보이차가 만들어진 연대, 누가(제조자), 어느 지역에서, 어떤 찻잎으로 만들어졌는가 하는 차산지와 차의 품종, 제다방법, 보관상태 및 보관햇수, 유통과 가격 등이 아주 다종다양해서 몇 마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한국, 일본 등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수많은 보이차들 중에 어떤 종류의 보이차를 원하는가에 따라 진짜도 있고 가짜도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을 가려내는 눈과 감별력이 문제가 될 뿐이다.

 

광대한 보이차의 세계도 한 번에 소개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오늘은 우선 보이차를 마시면 무엇이 좋은지 그 효능부터 알아보자. 신체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에서 오는 효능을 언급하겠지만, 주로 신체건강 측면에 치중할 것이다.

 

보이차는 효능 면에서 여타 차들과 공통성이 있는 것도 있지만, 완전 100% 발효차인 보이차만의 특유한 효능도 있다. 공통적인 효능으로는 체내에 쌓인 독성물질의 해독과 이뇨작용을 꼽을 수 있다. 생차 계통의 녹차와 달리 대략적으로보이차만의 특성은 변비해소와 소화촉진(위장에 자극을 줘서 위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 효능), 거담(祛痰), 해열 작용, 더위 해소, 기침 해소작용이 있는가하면 눈과 머리를 맑게 하며 기운이 나게 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데에 있다. 이는 곧 장기적으로는 장수의 요인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차는 특히 소화 촉진 면에선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뛰어난 효능이 있다. 그러나 발효차가 아닌 녹차는 고산지대 사람들에겐 맞지 않다. 녹차를 마시면 현기증이 나기 때문이다. 물론 녹차도 소화를 돕고 체내 지방을 녹이는 효과가 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효능과 효과는 아니다.

 

특히나 해발이 높은 고지대 사람들에겐 녹차를 마시면 현기증을 유발시키는 단점이 있다. 녹차는 발효를 하지 않은 생차이기 때문에 그것이 체내로 흡수 될 때 해발이 높은 고지대에서 희박한 산소를 소모하게 되는데 그로 인해 혈중의 산소 함량을 낮추기 때문에 어지러운 현기증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관한 좋은 예는 아래의 설명대로 티베트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평균 해발 4000m나 되는 고원지대에 흩어져 사는 티베트족은 양고기와 말고기 등의 육류를 많이 먹지만 채소와 과일이 부족해서 늘 비타민 섭취가 결핍된 채 살았다. 티베트에 차가 들어간 것은 당나라 시대였는데 그 이전에는 채소와 과일 대용으로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는 차가 없었다.

 

그런 연유로 티베트민족에겐 고대엔 차를 마시지 못해 비타민 B의 결핍으로 생겨나는 구루병, 각기병, 壞血病(scoidut) 등등의 각종 괴질들이 많았다. 차가 식생활의 주요 부분이 되고나서부터는 그러한 괴질은 많이 감소됐다. 차가 티베트족에게 소화를 도우는 것만으로 그친 게 아니라 비타민까지 보충하게 돼 괴질들이 치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서쪽에 사는 토번(吐藩, 고대 티베트의 중국명)은 고기를 많이 먹는데 차가 없으면 소화가 안 되고 지방을 녹이지 못한다. 그래서 차를 구하지 못하면 병이 생긴다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였으니 그들에게 차가 지닌 가치가 어떠한 것인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또 명말청초의 方以智는 보이차가 티베트 시장에서 가장 귀한 물건이 된다라고 한 바 있다. 실제로 티베트민족은 수백 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보이차를 마셔본 경험으로 자신들에게 가장 적합한 차는 보이차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위 내용은 티베트족에게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티베트족은 물론 위구르족, 장족, 몽골족 등의 유목민들에게도 차는 매일 마시지 않으면 식생활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마치 16~17세기 차가 유럽에 들어가서 유럽인들에게 알콜(영국인들에겐 위스키,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인 등의 지중해 연안 국가사람들에겐 포도주, 독일, 체코인들에겐 맥주, 러시아와 폴란드인들에겐 보드카) 대용으로 청량한 음료가 됨으로써 없으면 안 될 필수품이 된 것과 유사하다.

 

 

보이차는 종류가 엄청나게 많다. 위 사진은 그 중 운남 칠자병이라는 보이차다. 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나는 7~80년 전에 만들어진 오래된 보이차도 많이 마셔 봤다. 그러나 이제는 숨겨 놓은 보물처럼 품귀해서 보기도 힘든 지경이다. 그 당시는 값이 요즘처럼 그렇게 비싸게 거래되지 않을 때였다. 중국에서든, 홍콩이나 대만에서든 요즘은 그렇게 오래된 보이차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시중에 거래되는 보이차는 전통 보이차 제다방법인 이른바 '쇄청건창법'(曬青乾倉法)으로 만든 제품이 아니라 대부분 97% 이상이 근래 '濕倉法'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포장되지 않은 상태의 보이차
전통적인 보이차 포장 방법인 죽순 껍질로 싸서 보관된 보이차들. 운남성의 고온다습한 비옥한 토양에서 자라는 대나무가 굵고 단단하여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죽순 껍질도 넓고 길면서 내구력이 강해서 이것을 포장재로 썼다. 둥근 모양의 이 통안에는 각기 보이차가 7편씩 들어 있고, 이를 1통이라고 부른다. 이미지 출처 : 楊凱 외 3명 저, 박용모 옮김,『실전 보이茶』(서울 : 한솜미디어, 2008년).
필자가 보유하고 있는 보이차의 일부

 

보이차는 유목민족들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좋게 평가됐다. 여타 차들 보다 음다 효과가 좋다는 예증이 적지 않아 약리적 효능이 탁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기록으로 청대 때 각종 약재와 식재료의 효용을 규명해놓은 한의학 저서로 유명한 趙學敏本草綱目拾遺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보이차는 향이 독특하며, 숙취를 깨게 하며 소화를 잘 돕고 가래를 녹인다. 우리 몸에 해로운 기름기를 제거하고 장을 이롭게 씻어내며, 진액을 생성시킨다는 기록이 있다. 오늘날 雲南省 일부의 소수민족들은 설사를 할 때면 바로 이 보이차를 약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本草綱目拾遺에는 普洱茶膏에 대한 호평이 적혀 있다. ‘普洱茶膏란 운남성 특산의 교목(喬木) 대엽종 찻잎을 가공 발효를 시킨 후에 특수 제다법으로 찻잎의 섬유질과 차즙을 분리한 뒤 다시 가공해서 만든 물에 빨리 용해되는 고형차(固態速溶茶)를 가리킨다. “보이차고는 갖가지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배가 더부룩할 때, 추위를 탈 때 생강과 함께 끊여 마시고 땀을 내면 (몸 상태가) 좋아진다. 입안이나 목에 상처나 염증이 있으면 차고를 5분 정도 머금고 있으면 다음날이면 좋아진다. 햇볕에 쬐어 데였을 때도 (이 차를) 바르면 낫는다. 보이차고는 칠 같이 새카만데 술 깨는 데는 제일이고, 녹색이 더 좋다. 소화를 돕고 염증을 녹이고 위를 개운하게 하며 몸에 진액이 돌게 하는 데에 효과가 크다.”

 

지난 세기 중화민국 시기 羅養儒記我所知集에도 보이차고의 효능이 좋다고 기록돼 있다. “모든 목구멍 병에 보이차고 반 조각을 입에 머금으면 세 시간이 지나지 않아 치료된다.”

 

지금까지 소개한 보이차 효능의 극찬은 이 차를 마신 경험자들의 주관적인 판단이나 느낌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체질의 개인차를 감안하면 그 효용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나타나는 일반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보이차의 효능이 객관적으로 증명된 각종 연구 실험의 데이터들과 동일한 성분들이 실제로 이 차 속에 함유돼 있기 때문에 그러한 효능들이 나타난 것이라고 보는 게 맞다.

 

보이차가 항간에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 세 가지 높은 상태를 내리게 하는 이른바 “3저하의 효능뿐만 아니라 위장과 대장 등의 장을 청소하고 대소변을 시원하게 나오게 하는 효능(淸腸通便)까지 있다는 것은 이미 의학계와 식품공학계의 실험으로 증명된 바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런지 자신이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실제효과를 확인해보려면 보이차를 마시기 전에 체내 3고 관련 수치를 재어보고 마신 뒤의 수치변화를 측정해보면 즉각 알 수 있다. 그것이 번거롭다면 기존 식품공학과 의학계의 연구결과를 그대로 믿으면 된다.

 

보이차에 대한 실험은 지금까지 일찍부터 차의 효능에 주목한 프랑스, 중국, 일본, 대만, 한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스페인을 포함해 심지어 이스라엘, 쿠웨이트에서도 진행돼 오고 있다. 프랑스 국립 건강의학연구소, 파리 안도니 의과대학, 파리대학 영양생리학 실험실 등에서 쥐에다 보이차 성분들을 주입하는 임상실험을 수행한 결과 보이차의 성분 중 어떤 성분이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며, 혈중 지방을 뚜렷하게 낮추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나아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을 통해서도 보이차의 효능이 입증됐다. 매일 세 잔의 普洱沱茶를 마시면 1개월 이내에 혈중 지방이 22% 감소한 사실을 접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1985년 파리 리앙대학이 발간한 普洱沱茶 연구보고에 나와 있다고 하며, 그 이듬해인 19861015일 국립건강의학연구소에서 이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이차는 이미 1980년대에 까다롭기 짝이 없는 유럽의 식품 위생허가를 받았다. 유럽, 특히 유럽연합국가들은 아시아의 몇몇 후진국처럼 먹는 것을 가지고 장난치지는 않는다. 각국 정부에서 엄격하게 관리하고 통제하기 때문이다.

 

보이차가 여타의 다른 차들보다 인체의 지방질 및 콜레스테롤 함량을 현저히 낮추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점은 보이차의 종주국인 중국학계에서도 임상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실험에 착수한 계기가 된 것은 중국의 변방 유목민족들이 육류를 많이 섭취하고서도 의외로 건강하다는 사실이었다. 이 사실에 착안한 중국 및 일본의 의학계에서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중국 내 유목민족들을 대상으로 역학 조사를 한 결과 그들이 마시는 보이차 때문이라는 점을 규명한 것이다. 환자의 몸속 콜레스테롤을 100%로 볼 때 하루 3~5g 정도 보이차를 꾸준히 마시면 1개월 후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약 22%나 감소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는데,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능이 현대 의약품 보다 높다는 사실은 이제 객관적인 사실이 된 셈이다.

 

일본의 토미다 이사오(富田勛) 연구팀과 중국 雲南昆明의학원의 梁明達 교수 등은 보이차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인 EGCG(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테킨의 일종)가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있으며,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각종 암 치료예방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규명해냈다. 보이차의 숙성도별로 쥐에게 투여한 실험결과에는 분명 구체적인 수치가 있을 것이다. 아래 표가 그것이다.

 

쥐를 대상으로 행한 실험결과 나타난 보이차의 血中 脂質 저하 효과

혈중 지질 대조 2년산 보이차 20년산 보이차 20년산 보이차 실험 개시 7주 후 투여
혈액 콜레스트롤(mg/dl) 116.57 102.88 109.71 88.07
혈중 글리세린(mg/dl) 137.14 62.14 68.50 73.29
혈액 유리지방산(당량/dl) 1.45 1.28 1.11 1.13
간장 콜레스트롤(mg/dl) 35.41 35.04 39.60 33.12
간장 글리세린
(mg/dl)
18.64 15.51 16.36 15.45
간장 유리지방산(당량/dl) 1.31 1.28 1.37 2.06

자료 출처 : 楊凱 3명 저, 박용모 옮김,실전 보이(서울 : 한솜미디어, 2008), 138.

 

그런데 전문가에 따르면, 이 실험결과의 데이터가 객관적으로 의미 있는 자료가 되려면 실험시의 표본수, 투여량, 투여기간, 투여기간별 단계적 혈중 및 간 내의 변화 값, 혈중 및 간 내의 최저-최고 값, 중간 값, 비교대조군의 시간에 따른 변화 값, 통계학적 유의성 입증(p-value) 등이 제시돼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이 표의 인용자는 이러한 요소들을 빼놓는 실수를 저질렀다. 즉 자료 인용자의 실수로 보인다. 하지만 비록 구체적인 요소들이 빠져 있어도 보이차는 지질대사의 개선에 많든 적든 효능이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실험결과라고 받아들여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雲南 대엽종으로 만든 보이차에는 B-카로틴,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C, 비타민 E 등 여러 가지 풍부한 항암물질이 들어 있는데, 항암효과가 높은 것은 바로 이러한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만의 孫璐西 등도 보이차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며,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고 동맥죽상경화 및 심혈관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이차에는 치아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성분도 있다. 중국 湖南의과대학 구강과가 실시한 실험에서 단지 1% 농도의 보이차로도 변형 구균의 치아부착을 억제하고 치아 병균을 제거하며 치아 보호 효능이 있음을 밝혀진 것이다.

 

보이차는 체내에서 지방을 녹이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체중 감량에도 효과가 있다. 보이차를 자주 마시면 체중을 감량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이 사실이 부각돼 홍콩, 대만 등지에서 보이차를 감비차”(減肥茶) 혹은 요조차”(窈窕茶)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것이 한국과 일본 등지로까지 퍼져나가 이 사실은 상식적이다시피 돼 있다.

 

보이차의 효능은 신체 건강 측면에만 있지 않고 정신적인 면에도 있다. 보이차를 마시면 긴장을 이완시켜 정서적으로 순화시키고(安定情緖) 마음을 안정시켜 편안하게 해주는 효과(舒解鬱悶)가 뛰어나다. 특히 생보이차는 인공적인 속성 발효를 거치지 않고 쇄청모차(曬青毛茶, 중국 서남부 지역 일대에서 나는 차의 명칭, 즉 운남성의 景谷, 玉溪, 文山, 楚雄, 江河, 貴州省鎭遠, 都匀, 婺川, 遵義, 四川省邛崍, 南江, 城口, 大竹, 達縣, 銅梁, 廣東省湛江, 肇慶, 佛山, 廣西省 壯族자치구의 上林, 臨桂, 羅城, 嶺溪, 玉林 등지에서 나는 차)의 특성을 많이 보존하고 있어 향이 박하향처럼 清香 속에 푸른 풀 기운을 머금고 있는 듯하고 맛도 진해서 마음을 맑고 안정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를 요하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즉 보이차는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단점도 없지 않고 부작용도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은 보이차 자체의 성분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적당하지 않는 시기에 마신다거나 혹은 알맞게 마시지 않으면 몸에 해를 끼치거나 나쁜 증상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단적인 예로 보이차에 함유돼 있는 불소가 사용하기에 따라 득이 되기도 하고 해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보통 우리가 불소 성분이 들어 있는 치약을 사용하듯이 보이차의 불소함량이 적당하면 치아를 건강하게 하고 충치까지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불소가 과다하면 치아의 법랑(porcelain enamel) 성분이 파손돼 치아를 상하게 하고 치아골격을 약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잎이 쇤 차엔 불소가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불에다 끊이면 불소가 더욱 많이 우러나오므로 쇤 잎으로 만든 차는 끊여 마시지 말고 우려 마시면 불소의 체내 흡수를 줄일 수 있다.

 

보이차의 부작용으로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차를 마시는 사람에겐 반드시 유념해야 할 금기사항들이다.

 

첫째, 한 달도 채 안 될 정도로 제조기간이 짧은 속성 보이차(新茶)는 가급적 피해야 한다. 이런 보이차는 제조중의 발효 및 저장 기간이 짧아서 산화되지 않은 폴리페놀( polyphenol 즉 페놀분자가 2개 이상으로 구성된 분자물질), 산화되기 쉬운 알데히드(aldehyde, 포르밀기-CHO를 가지고 있는 탄소 화합물)류 및 알콜류의 물질들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녹차가 그렇듯이 이런 종류의 보이차는 찻잎 속 폴리페놀 등의 유해물질들이 위장의 점막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이다. 심하면 위장병을 일으킨다. 그래서 신차는 마시지 않거나 마시더라도 적게 마시는 게 좋다.

 

둘째, 공복에 차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한다. 이건 비단 보이차뿐만 아니라 모든 차가 마찬가지다. 빈속에 차를 마시면 위액을 묽게 만들어 소화기능을 떨어뜨린다. 게다가 가수(加水) 흡수율을 높이고 찻잎 속의 불량 성분을 대량으로 혈액 속으로 들어가게 만들어 두통이나 어지러움, 심장박동 및 불안(心悸亢進)증세, 손발 무기력 등의 증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셋째, 간질환자는 차를 마셔선 안 된다. 찻잎 속의 카페인 등의 성분이 대부분 간의 신진대사를 거친다. 만일 간에 병이 있는 경우 지나친 음다는 간의 대사능력을 넘어서게 되고 바로 간 조직을 상하게 한다.

 

넷째, 몸에 열이 있을 시는 차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찻잎 속엔 디오필린(theophylline, 즉 알칼로이드를 말하는데 카페인의 유기화합물임)이 들어 있어 이 성분이 체온을 올라가게 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열이 있는 환자가 차를 마시는 것은 불에 기름을 붓는 것과 다름없다.

 

다섯째, 또한 특별히 여성이 유념해야 할 것도 두 가지 있다.

   1. 생리기간의 음다는 피해야 한다. 특히 이 기간엔 진한 차는 마시지 말아야 한다. 진한 차는 생리증후군을 유발하거나 가중시킬 수 있다. 의사와 전문가들의 임상에서 이 기간에 차를 마시면 차를 마시지 않는 것 보다 생리 긴장 증세가 나타나는 비율이 3.4배나 높다고 한다. 생리기간 중 매일 4잔 이상 차를 마시면 차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4배나 증가된다.

   2. 임산부에게 차(특히 진한 차)는 금기사항이라는 점이다. 차잎 속에 함유된 다량의 폴리페놀과 카페인 등이 배속 태아의 성장발육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다. 태아의 발육과 지력이 정상이 되게 하려면 카페인이 지나치게 태아를 자극하지 않도록 해야 된다. 따라서 임산부는 차를 아주 적게 마시거나 아예 마시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의 설명에서 봤듯이 결론적으로 보이차는 건강에 해로운 성분보다는 도움이 되는 성분이 훨씬 더 많은 차다. 우선, 마시면 여타 약발효 차들이나 생차 계통의 녹차 보다 속이 편하니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다. 100% 완전 발효차이기 때문에 생차 성분이 없어 위벽을 갉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육식이 금지돼 있는 스님들이 보이차를 선호하는 것도 동일한 이유다. 육식을 많이 하는 일반인들 보다 위벽에 지방이 적어 녹차를 마시면 생차 성분이 위벽을 자극하지만 보이차는 많이 마셔도 속이 쓰리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든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 일이든, 사물이든 다 그렇다. 아무리 좋다는 보이차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시면 좋을 게 없다. 양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는 개인 마다 다르니 직접 가늠해보고 정할 필요가 있다. 값이 비싸 구입이 쉽지 않겠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黑茶(dark green tea)의 대표격인 보이차를 지속적으로 마셔서 건강이 유지되거나 좋아지면 좋겠다. 다음번엔 기회가 닿는 대로 보이차의 종류 및 구별과 함께 보이차 제다와 유통에 얽힌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2020. 2. 21. 10:05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