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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수불자협의회 2026년 대회 참여

雲靜, 仰天 2026. 6. 30. 15:10

한국 교수불자협의회 2026년 대회 참여


6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열린 대학교수 불자대회에 참석했다. 해마다 열리는 연례 행사다. 2026년 금년 대회는 항도 부산에서 열렸다. 부산은 고등학교 시절 내가 자주 드나들기도 하고 살아보기도 해서 추억이 잠자는 곳이면서 보고 싶은 친구들도 있는 곳이어서 더욱 마음이 끌렸다. '세계의 명상과 한·일 불교종단의 명상 수행법'이 대회의 취지이자 주제였다. 오랫동안 못 본 친구들도 보고, 불교 관련 다양한 논문들을 접하기도 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서울서 출발하는 열차편 문제로 조금 늦게 도착했지만, 나는 주최측에서 마련해준 호텔(HYATT PLACE)에 여장을 풀자마자 바로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의 대회장으로 갔다. 대회장은 연산동에 위치한 진여원(眞如苑) 부산정사였다. 이곳에 전시돼 있는 소개문들을 보니 진여원은 일본 불교가 한국에 진출한 사찰이었다. 대회는 어느 비구니 스님이 주재하는 명상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저녁 공양 후에도 밤 9시까지 논문 발표가 진행되었다. 그 이튿날에도 하루 종일 세미나가 이어져 늦은 밤까지 논문 발표와 열띤 토론이 있었다. 마지막 날 오전까지도 장소를 바꿔서 논문 발표와 함께 토론이 이어졌다. 부산을 본다거나 관광하는 일정은 아예 없었다. 맨 마지막 날 오후에 잠시 송정 쪽에 있는 명상센터에 들러 명성 센터를 둘러보고 다 같이 명상하는 것이 전부였다. 2박 3일 모두 학술 논문발표로 이어진 세미나 일색이었다. 아주 빡센 일정이었다.

논문 발표자와 토론자들 중엔 승려와 불교 전공자도 있었지만 교수들이어서 그런지 불교 전공자가 아닌 분들 중에도 상당히 수준 높은 논문들이 발표되었다. 불교와 심리학, 불교와 정신과학, 불교와 예술 등등 주제도 다양했다. 새로운 분야의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몇몇은 수준 미달인 논문들도 보였다. 나도 주최측으로부터 내년 대회에서 논문을 1편 발표해주기 바란다는 요청을 받았다.

부산 사는 내 친구 이명래도 참석해서 시종일관 같이 했다. 이 대회를 주관하는 친구 박재철 교수도 오랜만에 보게 돼 참 좋았다.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우리가 같이 여유 있게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했고 같이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던 게 조금 아쉬웠다. 그리고 대회장에서 발표자로 참석한 대학 선배도 만났다. 서울에서도 통화하고 때론 가끔씩 보는 사이지만 뜻밖의 만남이어서 반가웠다.

나는 부산에 사는 또 다른 친구와 선배를 이곳 대회장에 오게 해서 나의 시집도 전해주고 같이 공양도 하면서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시집을 받은 내 친구는 저녁식사를 같이 못해서 미안하다며 불쑥 내게 봉투를 내미는 게 아닌가?

또 한 사람의 지인 한 분도 나의 시집을 선물 받고 고맙다고 그 다음날 초여름 비가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머문 호텔에까지 찾아와서 나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나는 두 사람 모두에게 한사코 사양했지만 친구는 그냥 받아 가면 미안해서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하고, 또 선배는 내가 그동안 베푼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까지 한다. 글쎄 친구 간에 그 정도 시집 한 권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않느냐. 또 나는 그동안 내가 선배에게 베푼 게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기억의 편차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결국 나는 염치 불구하고 금일봉을 받게 됐다. 자애로운 마음씨에 정이 많은 내 친구 정재윤 그리고 아직도 왕성한 지적 추구를 손에서 놓지 않고 있는 선배 배안석 교수 두 분에게 이 자리를 빌어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포항을 거쳐 서울에 와서 생각해 보니 친구와도, 선배와도 사진을 같이 못 찍은 게 퍽 아쉬웠다. 친구에게는 정말 미안해서 또 시집을 한두 권 더 보냈다.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송정에 있는 명경문화재단을 방문해서 단체로 명상을 조금 한 후 이 재단의 시설과 활동에 관해 알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초청한 재단 측의 설명을 들어보니 엄청난 불사를 이룬 것으로 보였다. 마치 같은 비구니로서 방대한 불사를 이룬 대만 공덕자재원의 증엄법사를 생각하게 만든 사례였다.

그리고 늦은 점심 식사 후, 해수욕장에서 자유시간 30분 정도를 가지는 것이 대회를 종결짓는 피날레였다. 해변에는 그 흔한 찻집이 하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우리는 해변에 서서 삼삼오오 끼리끼리 모여서 푸른 바다와 흰 파도를 바라보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오후 4시경, 떠나야 할 시간이었다. 나는 일행을 뒤로 하고 이명래 부부와 함께 택시를 타고 해운대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서 두 분의 배려 속에 서로 작별인사를 하고선 포항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고향집에서 며칠 휴식을 취한 후 서울에 올라와서 보니 입술이 부르텄다. 그게 무슨 고된 일정이었다고 나원 참! 옛날 같지 않는 체력이다. 아직까지 몸이 정상으로 회복이 되지 않은 모양이다.

2026. 6. 30. 15:10.
부산 하얏트 호텔에서 초고
7. 14. 22:31.
북한산 淸勝齋에서 마무리
雲靜

두 멀대가 맨앞에 앉아서 열심히 경청하고 공부하고 있는 듯하지만 한 멀대는 머릿속에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한 멀대는 책을 읽고 찾아보면서 진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