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의 질
나는 생애 두 번 단식했다.
서른 넘어선, 빈 오장육부가 빛났고
쉰 지나선, 기억이 먼저 울었다.
단장의 고통 속에
지난 시간들이 미닫이처럼 열리면서
오만가지 죽은 게 되살아나 말한다.
희뿌연 먼지들이 가라앉으며
아프리카 아이들의 흰 뼈가 드러나고,
허기진 내 유년의 얼굴도 떠올랐다.
비움은 때를 문지르는 손으로
쌓인 어둠까지 닦아내는 일
어떻게 비워내야 할까.
나는 단식 예찬론자지만
단지 굶기만으론 안 된다.
삼시 세 끼 밥은 끼니로 삼고
마음을 空하게 만든다.
이 야심한 밤에도 저는
홀로 濁氣를 긁어내는 중입니다.
2026. 4. 27. 07:42.
일산 향동에서
雲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