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바람
바람이 멎어설 데는 없다.
곤고한 몸 눕힐 한 뼘의 땅도 없다.
익명 사회의 광장에서도,
시비 없고 언걸 없는 철 지난 해변에서도,
인정 도타울 고향에서마저도···.
뿌리 내릴 수 없는 부평초의 숙명인가?
막다른 골목안에 이는 회오리바람처럼
어제도 실성한 듯 저절로 돌았고
막차 끊어진 역사에 홀로 남은 이 밤도,
오늘같이 익숙한 내일도, 모레도,
또 혼자서 돌고 돌아야 한다.
세상에 다소곳이 안기지 못해
거친 들판을 서성이는 기의 응어리
어디서든 머물 곳 없는 나는,
그는 명왕성의 지표를 떠도는 바람이다.
이젠 잡아도 자신이 거하고 싶잖은 바람
겨울눈꽃이 피면 가을바람은 잊는 것이다.
2023. 11. 2. 00:22
전철 3호선 지축역에서
雲静 초고
● 위 졸시는『월간문학』, 제673호(2025년 3월)에 실린 작품이다. 그런데 매월『월간문학』 간행을 주관하는 한국문인협회 편집진 측에서 “시비 없고 언걸 없는” 중의 “언걸 없는”을 “인걸 없는” 것으로 잘못 바꿔 놓았다. 저자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임의로 바꿔놓는 바람에 이 구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살다 보면 이런 간단한 일임에도 일 처리하는 이의 무지나 부주의로 어처구니 없이 당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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