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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시, PEN문학지에 실리다!

雲靜, 仰天 2022. 4. 13. 13:22

졸시, PEN문학지에 실리다!

 

시인 등단 후 처음으로 졸시 한 편이 권위있는 문학지에 실렸다. 작년 3월에 등단했으니 꼭 1년 만이다. 시상이 떠오를 때마다 끌적거려오고 있어 그간 쌓인 시들이 160수(한글시 뿐만 아니라 영시, 한시, 하이쿠 포함)가 넘어도 졸시를 문학지에 실어보겠다고 시를 보내고 한 적이 없다. 투고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나중에 시 게재가 결정된 후에 원로 시인 한 분에게 졸시 게재가 결정됐다고 말씀드렸더니 등단 1년만에 권위있는 문학지에 작품이 실린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하셨다. 원로 분께서 괜히 내게 듣기 좋으라고 하신 말씀은 아닐 것이다.

 

사실, 이미 작년에 펜문학지 회원으로 가입했지만 나는 문단에서 이 문학지의 평가가 어떤지는 잘 모른다. 아직도 마음 한 곳엔 익숙한 학계와 달리 문단은 내가 활동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그저 어떤 시인이 내 시를 보고 괜찮다고 해서 보낸 게 실리게 된 것이다.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아무튼 내게는 생애 처음 있는 일이어서 기쁜 일이다. 앞으로는 시 작품이 문학지에 실렸다고 해서 호들갑스럽게 알리고 하진 않을 것이다. 뭐든지 최초는 기념할 만하니까 처음으로 알려보는 것이다.

 

그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요하고 마음이 쓰이는 건 과연 누에가 실을 풀어내듯이, 실타래 풀리듯이 시가 술술 계속 나올 수 있느냐는 점이다. 사물을 있는 그대로 여여하게 보거나 혹은 아무런 생각 없이 허투루 보다가 요즘은 조금씩 시적 관점에서 보게 되는 변화가 생겨났다. 이건 결코 바람직한 건 아니다. 예전처럼 무의식 속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중에 쓰여지는 게 좋으련만, 벌써 의식에 끄둘리고 있다는 소리다. 술술술 나오지 않을 때는 정말 큰 고민까지는 아닐지라도 제법 고심에 눌려 지내는 자신을 자주 봐오고 있다. 

 

2022. 4. 13. 13:1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