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 이 땅에선 직언하는 자는 죄다 警戒人이다 이쪽에도 저쪽에도 설 수 없는 의심스런 境界人 회색지대가 없어 마음 둘 곳 없는 驚悸人이다. "정부미" 땐 바른 말 많이 해서 좌파로 몰렸다 아무리 최선을 다하고 맡은 바 일을 잘 해도 왜 국민세금 낭비하냐 말하는 순간 빨갱이가 된다. "국뻥부" 다닌다고 진보측에선 우파로 봤다 처음 만나 호감 갖고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내미는 명함을 보면 슬그머니 얼굴을 돌려버린다 심지어 좌파로 가장한 우파 프락치로도 봤다. 그런 세월을 강산이 변하고도 남을 만큼 살았다 퇴임 후에도 똑 같이 취급당한다 이마엔 천형처럼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 패거리들의 집단 무지와 탐욕에 설 자리를 거세당한 비감과 통한의 날들 산다는 게 뭔지 서글퍼지면 보슬비마저 재키나이프마냥 속을 저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