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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당 주석 쩡리원(鄭麗文)의 방미 : 행보와 得失 스케치

雲靜, 仰天 2026. 6. 15. 21:09

국민당 주석 쩡리원(鄭麗文)의 방미 : 행보와 得失 스케치

대만의 중국국민당 주석 쩡리원(鄭麗文, 1969~)이 6월 1일부터 시작된 보름 간의 미국방문을 마치고 귀국했다. 그는 왜 미국을 방문했을까? 그의 방미 목적은 무엇이었으며, 미국의 반응 그리고 그가 거둔 외교적 성과와 함께 대만 내 여론과 중국의 반응을 살펴본다.

쩡리원은 작년 2025년 11월 주석 취임 이후 중국 국가 주석 시진핑과 만나 대중 관계를 조율한 '평화여정(4월)'에 이어, 2026년 6월 1일부터 15일간 미국 주요 도시(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뉴욕, 워싱턴 D.C., 로스앤젤레스)를 순방하는 긴 방미 여정을 소화했다. 주요 배경과 목적, 성과 및 각국의 반응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1. 방미 배경 및 목적


맨 먼저 떠오른 것은 외교적 균형 확보를 위한 행보일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4월 중국 뻬이징에서 시진핑 중공 총서기와 면담하며 10년 만의 국공 간의 수뇌회담을 성사시킨 후, 야당으로서 지나치게 친중 편향적이라는 역풍이 일자 그걸 의식해서 비판을 상쇄하고 미국과의 전통적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기 위한 균형 외교 차원이었다.

2026년 지방선거 대비한 세력 과시 동기도 있었을 것이다. 올해 말로 예정된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외교 독점에 맞서 국민당도 미국 정계 및 싱크탱크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대내외에 입증 내지 알리고자 했다.

미국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시고 자신의 '제3의 길' 독트린 전파도 중요한 목적일 것이다. 민진당의 항중(抗中) 노선과 차별화하여, 국민당 중심의 교류를 통해 양안 긴장을 완화하고 대만의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른바 '쩡리원 독트린'을 미 정계와 지식인 사회에 설득하려는 목적이 아니었을까 싶다.

'쩡리원 독트린'이란 “쩡리원 노선(鄭麗文路線)”으로도 불리고 있는데, 한 마디로 '대안적 양안 서사(Alternative Cross-Strait Narrative)'라는 개념이다. 핵심 내용을 간추리면, 현재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항중 노선' 및 대만 독립을 지향하는 분리주의적 역사관에 맞서, 국민당이 대안으로 제시하는 친화적·통합적 양안 관계 프레임워크를 의미한다. 이 서사가 지향하는 바는 대만과 중국이 서로 총을 겨누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역사적·민족적 동질성을 공유한 하나의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부각시키자는 데 있다. 이 서사의 주요 뼈대는 다음과 같다.

① 정체성 갈등 완화
'대만인'과 '중국인'이라는 이분법적 대립을 넘어서, 양안 주민이 모두 같은 혈통과 역사적 뿌리를 가진 '화인(華人)'임을 강조한다.

② 공동의 역사적 경험 공유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대만의 일제 할양)부터 1945년 광복에 이르기까지, 양안 모두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피해자'였다는 서사를 공유함으로써 민족적 유대감을 자극하는 방식이다. 이 부분은 특히 중공 지도부의 역사 인식과 외교 노선과 일치한다.

③ 평화적 해결의 가능성 신뢰
중공 시진핑 지도부가 무력 통일보다는 '무력 충돌 없는 평화적 해결'을 선호한다는 전제 아래, 대만이 먼저 신뢰를 구축하고 교류를 넓히면 전쟁 위기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주요 성과


미 조야 인사인맥과의 면담을 들 수 있는데 그는 워싱턴 D.C. 등에서 미국 정부 관계자, 주요 싱크탱크 학자, 정계 인사들을 만나 국민당의 양안 정책과 안보관을 직접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지만 그다지 흡족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쩡리원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미국 정계, 싱크탱크, 교민 사회를 대상으로 민진당의 외교·안보 정책이 지닌 위험성을 경고하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제안하고 설득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쩡리원 주석이 미국에 제안(주장)한 내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국민당식 대화 노선이 진정한 대만의 안정책(평화 제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민진당처럼 중국과 완전히 척을 지는 노선은 양안 긴장을 고조시켜 미·중 충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당은 '92共識(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과 '대만 독립 반대'라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중국과 대화할 수 있으므로, 국민당이 집권하는 것이 미국의 안보 부담을 줄이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를 유지하는 길임을 설득하려 했다.

둘째, 지나친 군사화 대신 경제·민간 교류 중심의 해법 지지를 요청했다.

미국 조야를 향해 대만을 지나치게 무장시키거나 군사적 대립을 부추기기보다, 양안 간 경제적 통합과 민간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긴장을 완화하는 방향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국민당이 대만 입법회 내에서 국방 예산안을 보조·삭감하는 기조를 유지했던 배경을 정당화하려 했다.)

셋째, 화교 사회의 영향력을 통한 우호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했다.

미국 내 화교 사회가 가진 경제적·정치적 역량을 결속시켜 미국 정계 내에서 대만의 입지를 다지는 지지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는 미국 주요 도시 거주 교민 단체 및 화교 연합회 회장단과의 만남을 통해 전통적인 국민당 지지 기반인 해외 화교 사회의 결속을 도모하고 선거 자금 및 정치적 지지를 확보했다.

미국 거주 대만계 화교 지도층 인사들과 함께한 쩡리원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미국 내 화교들과의 대화와 스킨십에서 중국 공산당 통일전선부 대표와 동일한 틀 속에 있다는 기존 미국 측의 의문을 해소하기엔 미흡한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대만계 화교와 중국계 화교가 공존하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중국 공산당 세력이 이미 대만계 교민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상황인데 과연 쩡리원의 짧은 행보가 대만계 화교들을 어느 정도로 결속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미국의 반응


백악관은 대체로 냉담하게 응대했다. 쩡리원은 출발 전부터 매우 만나고 싶다고 의사를 밝힌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백악관에 들어가 미국 국가안보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 관계자들도 만나지 못한 사실이 이를 말해준다. 물론 공식적으로야 워싱턴은 대만의 주요 야당 지도자로서 방문을 환영한다고 했지만 그가 만난 고위층 인물은 국무원 부서장(Desk Officer)이었는데 이는 기존의 관례에 따라 부차관보(Deputy Assistant Secretary) 접대를 세 단계 낮춘 것이었다. 그는 여러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방문했는데 하원 외교위원회 위원장 브라이언 매스트(Brian Mast), 외교위원회 동아시아 및 태평양 소위원회 위원장 김영옥도 포함되었다. 또한 여러 미국 싱크탱크 기관 행사에도 참석해서 의견을 교환했다.

주로 동양계 상하원 의원들과 같이 한 쩡리원. 옷차림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중국인들과 대만인이라지만 쩡리원이 지금 현재 입고 있는 후줄근한 옷은 그다지 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림새가 아니다. 정치인과 외교가는 옷매맵시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된다는 걸 모르는 모양일까?

그러나 정책 면에서는 더욱 성과가 미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쩡리원은 기존 정책(대만관계법 및 하나의 중국 정책)에 기반한 평화와 안정을 강조했지만, 미 조야 내부에서는 쩡 주석이 제시하는 '대안적 양안 서사'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및 억제력 강화 기조와 완벽히 부합하는지에 대해 신중하게 관망하는 기류였다.

현실적 한계가 여전했고, 미국의 시각은 냉정했다. 미국 주요 언론(Politico 등)과 정계 내부에서는 쩡리원이 지난 4월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나 공산당의 수사(‘민족 부흥’ 등)를 수용한 점, 그리고 대만 내에서 국방 예산 증액을 발목 잡고 있다는 점을 들어 그의 '대안적 서사'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기류가 강했다. 미 국가안보회의(NSC) 등과의 공식 면담도 매끄럽게 성사되지 못하고, 미국 의원들로부터 핀잔이나 다를 바 없는, “민진당과 협력해 국방 예산부터 통과시키라”는 당부를 들은 것도 이 때문이다.

요컨대 쩡리원은 국민당이 대중국 정책 노선과 관련해서 “정치적 방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주목하면서, 그의 이번 방문을 “의심 해소”의 기회로 보고 있던 미국 측의 의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쩡리원의 대중공 공존노선이 미국 의회와 싱크탱크 조직에게 너무 이상적이라고 평가됐으며, 심지어 그의 언술이 뻬이징의 지시에 따른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을 제기하는 동향도 있었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쩡리원은 중국과의 관계가 좋을수록 미국 쪽에선 그에 대한 호응도가 떨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대만 정치인들의 방미는 미국에게 정치지도자로서 면접 내지는 검증받는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런 점에선 만약 쩡리원이 2년 뒤인 2028년 총통 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다면, 그는 미중 노선을 조정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리고 국민당을 이끌어 올해 말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워싱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4. 대만 국내 여론과 중국의 반응


1) 대만

국민당 및 범藍營(泛藍)
쩡 주석이 중국에 이어 미국까지 아우르는 국가 지도자급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야당의 외교적 지평을 넓혔다고 평가하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진당 및 범綠營(泛綠)
쩡 주석이 앞서 중국에서 '민족 부흥' 등 공산당의 수사를 수용한 점을 들어 이번 방미가 친중 행적을 덮기 위한 형식적인 외교 쇼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중도층 시각
양안 긴장 완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나, 방문 기간 중 쩡 주석이 화교 사회 행사 등에서 언급한 일부 발언(예컨대 華人과 유대인의 영향력 비교 과정에서 나온 설화 등)의 적절성을 두고 다소 엇갈린 시선이 존재한다.

2) 중국

중국은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쩡 주석의 방미 자체에 대해 자극적인 비판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92공식'과 '대만 독립 반대'를 재확인한 쩡리원 주석의 입지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국민당이 미국의 대만 개입 정책에 과도하게 동조하지 않는지 예의주시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뻬이징은 현재 쩡리원 주석이 언제, 어떻게 대중국 노선과 정책이 바뀔지 계속 관망하고 있을 것이다.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대만해협 양안의 이해관계와 전혀 상관이 없는 필자도 그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데 중공이야 더 말할 나위 있겠는가?

쩡리원 주석이 이번 방미에서 거둔 득과 실은 제로섬 비슷한 성격이다. 여성 정치 지도자로서 대만 국민들에게 이미지를 제고한 점 그리고 중공 일변도의 정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조금 희석시킨 측면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중공측에게서는 반대로 점수가 깎이는 것이다. 미국 조야와의 스킨십에선 얻은 게 별로 없어 보인다. 대만 내 지지도라는 측면에서는 이달 말에 계획되어 있는 대만의 유력 정치인들의 방미 행보와 비교가 되면서 평가가 나타나고, 그것은 올 연말에 있을 대만 지방선거 때에 반영될 것이다.

2026. 6. 15. 21:0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