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동 “똥꼴 동네” 2
앞뒷집, 너댓 집 건너 살던 옛 “부하”들을
수십 년 만에 만나보니
마치 헤어진 형제와 재회하는 듯했다.
쏜살 같이 흐른 세월이 야속해서,
같은 동네에서 같이 자란 기억에 갇혀서
내가 지금껏 살아온 대로 살갑게 베풀었다.
하지만 추억이 아름답다고 해서
사람까지 아름다운 건 아니었다.
웃음 뒤엔 세상 떼가 묻어 있고,
행동도 말을 따라가지 못했다.
말보다 머리속 이속이 빠른 세상,
내 마음이 오히려 낯설어졌다.
소싯적 함께 웃던 향내는
어둠이 내린 시장의 가을바람처럼
스산하게 가슴을 스쳐 지나갔다.
추억은 추억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사정에 맞게 대하며 살 일이다.
땅거미가 짙어가는 저녁,
내 마음속 시장통만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
2026. 1. 16. 14:26.
일산 향동 포레병원에서
雲靜 초고




'왜 사는가? > 자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썩은 동태 눙까리” (1) | 2026.01.18 |
|---|---|
| 다만 이해할 뿐 (1) | 2026.01.17 |
| 대신동 “똥꼴 동네” 1 (0) | 2026.01.16 |
| 그때의 이름 (0) | 2026.01.14 |
| 인간은 무얼 위해 살까? (0) | 2026.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