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숲인 이유
땅 위엔 인간도 있고, 숲도 있다.
숲에도 물이 흐른다.
햇빛이 조용히 걸어 내려오고
바람이 나뭇잎마다 말을 건다.
한 해를 사는 풀도 있고,
천년을 버티는 나무도 있다.
장미는 향기로 빛나고,
호박꽃은 제 이름으로 피어난다.
까칠한 침이 달린 나무와
모나지 않은 잎 나무가
서로의 그림자를 받아 안는다.
누구는 꼿꼿하게 서 있고,
누구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서 있다.
숲은 안에서 서로 싸우지 않는다.
다름이 곧 질서다.
조화는 강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피부색이 달라도,
믿음이 다르더라도,
높낮이가 들쑥날쑥해도
한 하늘 아래 숨쉬는 일,
물과 공기를 가질만큼만 가지는 일,
그것이 숲이 숲인 이유다.
우리 모두는 겸허하게,
식물처럼 서 있어야 한다.
세상은 언제쯤 숲이 될까.
2026. 1. 10. 10:29.
일산 향동 포레병원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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