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폭군이로소이다!
반 평생 이상, 정신만 편애했다.
그 덕에 스트레스는 꽤 풀렸겠지만,
몸이 하는 말은 안중에도 없었다.
가끔 간청이 들리면 되려 어깃장을 놓고,
나중엔 신음소리마저 내팽개쳤다.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지고나서야 깨달았다.
몸은 평생 주군을 위해 묵묵히 헌신한,
말 그대로 몸으로 때운 가신이었고,
나는 그저 내 멋대로 산 폭군이었다.
이제 폭군의 왕관을 벗고 무릎을 꿇는다.
고통은 충언 무시한 과보라 여기며 회개한다.
충직한 신하의 말을 귀담아 듣는 왕이 되겠다.
몸이 원했던 것도 들어주기로 했다.
일 적당히 시키고, 싫은 건 먹이지 않겠다.
이제라도 양쪽 말 다 듣는 현명한 왕으로 거듭난다.
몸과 정신이 손 맞잡은 화평시대를 바라며,
두 신하가 따뜻한 조화음을 내도록···.
그래도 나는 결코,
군주의 위엄은 내려놓지 않을 테지만!
2026. 1. 2. 08:23.
중앙대학 병원 화장실에 앉아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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