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는 두 길 앞에서
노란 숲 속에서 나는 멈춰 섰다.
한쪽은 보이지 않는 불의 길,
다른 한쪽은 살을 베는 칼의 길이었다.
신이 아니어서 결과를 알 수 없었다.
몸도 하나뿐이어서
두 길을 다 가볼 수도 없었다.
그 앞에서 나는 오래 동안 망설였다.
프로스트의 시 두 갈래 길이 떠올랐다.
인간은 언제나 선택하고,
그 결정의 그림자 속에서
삶의 의미를 부여하거나 새긴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과보의 원인을 알아 행하라.”
그러나 나는 알 수 없었다.
또 이렇게도 가르치셨다.
“독화살을 맞은 이는
누가 쏘았는지 묻지 말고
먼저 화살을 뽑으라.”
나는 이 가르침을 따르기로 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신의 영역,
그 뜻을 인간의 언어론 헤아릴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내 결정을
그분의 손에 맡긴다.
신의 인도하심 속에서
이 길이 곧 나의 길이 되리라 믿는다.
부처님은 지혜로 나를 일깨우시고,
신은 권능으로 나를 품으신다.
그 두 빛이 내 안에서
하나로 녹아서 맑은 숨이 된다.
지혜와 권능,
깨달음과 순종이 겹쳐지는 자리—
나는 비로소 인간의 한계 앞에 겸허해지며
그 안에서 자유로워진다.
한 쪽 길의 끝은 알 수 없어도
그곳을 향한 한 걸음마다
신의 뜻이 스며 있음을 느낀다.
노란 숲은 다시 고요해지고,
기도의 숨결이 내 안에 스민다.
감사의 빛 아래에서
나는 내 길을 간다.
2025. 12. 27. 17:34.
일산 향동 포레병원에서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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