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 꼭 좋은 것일까?
깨달음이 꼭 좋은 것일까.
생로병사는 인간이라면
응당 겪는 고통의 과정,
누구나 지나가야 하는 길이라고—
그 이치를 체득하고,
다 통달했다고 해서
마음이 적요하고
슬픔 없이 담담하다면,
그건 도의 경지에 오른 상태가 아니라
고요한 절망,
사람의 얼굴을 잃은 깨달음일지도···.
병든 아내의 손을 잡고
그저 함께 아파하고 울 수 있는 사람,
죽음 곁에서도 떠나지 않고
손끝으로 온기를 전하는 사람 —
나는 그런 깨달음을 믿고 싶다.
깨달음이란
세상을 초월하는 일이 아니라
고통과 슬픔을 알아도
끝까지 곁에 머무는 일.
끝을 알고도 사랑하게 하는, 그 자비의
빛이 아닐까.
2025. 12. 26. 11:08.
세브란스병원에서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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