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의 규모
술이든 음료든 가릴 거 없다.
전국의 모든 가게,
모든 술집의 냉장고 속엔
찬 것들이 빼곡히 대기하고 있다.
늘 시원해야 성에 차는 민족,
성격 급한 기마민족의 후예답다.
따뜻한 것은 아예 안중에 없고
오로지 차가운 것만 찾는다.
속은 서늘해져도 목이 먼저 기뻐하고,
그 기쁨이 곧 습이 된다.
결국 병드는 건 우리 몸이고,
이익 챙기는 건 회사와 병원이다.
손해 보는 건 소비자,
그 소비자가 곧 국가다.
의료보험료 대느라 등골이 휘는 정부.
남 탓하면 뭣하겠는가.
모두가 스스로를 식혀가며
천천히 식어가는데,
누굴 탓하랴.
국민이 자기 건강을 해쳐가며
서로 공범이 되어가는 세상인데,
공범의 규모가
이 나라 크기만큼 넓다.
2025. 12. 24. 10:05.
일산 향동 카페 크로크루에서
雲靜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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