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육군 제1사단 포병단 권투대회에서 헤비급 챔피언 먹다!
이등병 달고 자대에 배치 받고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1980년 2월 어느날, 천하무적 제1사단 포병단 본부포대와 포병단 예하 소속 4개 대대 전체 이등병 권투시합에 헤비급 선수로 출전한 적이 있다. 포병단 본부 포대에서는 두 사람이 출전했다. 나와 나보다 두 달 정도 군번이 빨랐지만 동기로 지내온 친구였다. 두 사람이 계체량을 위해 저울에 올라가서 몸무게를 달아보니 그 친구는 72키로, 나는 74키로였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선임하사가 정했다. 74키로인 나는 헤비급으로, 72키로인 친구는 미들급으로! 역시 군대는 다르다.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한다. 시원시원해서 좋았지만, 사실은 74키로는 헤비급이 아니다. 원래 권투에서 헤비급은 81키로에서 91키로 사이의 체중이 헤비급이다. 우리 두 사람은 나란히 각 체급에서 우승을 했다. 내 친구는 군대에 들어오기 전에 부산의 조폭 조직에서 상당한 신력을 발휘하다 군대에 온 친구였다. 이 친구와는 그뒤 약 2년 정도 지난 뒤 상병 때에 정말 피터지는 한판 승부를 겨뤘다. 그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하겠다.
아무튼 우리 두 사람은 포병단 본부포대를 대표해서 예하4개 대대에서 선발된 선수들과 자웅을 겨뤘다. 시합은 토너먼트로 이루어졌다. 우승하기까지는 각 체급별로 선수들이 다섯 명이니까 최소 두 게임, 많으면 세 게임을 치뤄야 한다. 나는 부전승을 하지 못해 세 게임을 치렀다.
나는 3전 전승으로 헤비급 우승을 먹고 포상으로 1주일간 휴가를 받아 나간 영광을 누렸다. 이등병 달고 자대 배치 받고 한 달도 되지 않아서 말이다.
2012. 6. 7.
북한산 寓居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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