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의 침묵
바람이 숱하게 다녀가고
비가 수천 번 오가도,
바위는 말하지 않는다.
햇살이 뜨겁게 내려앉을 때도,
별빛이 등을 적실 때도,
그는 한마디 말이 없다.
그의 언어는
표면의 금에 스며들고,
그의 시간은
돌결 안에서 멈춰섰다.
나는 그 앞에 서면
모든 말이 쓸모없어진다.
바위는 이미 다 본 자의 눈을 가졌고,
무념의 귀를 지녔다.
그의 침묵은,
세월을 흡수한 어둠처럼 깊다.
나는 문득 깨닫는다.
말이 아니라
묵음으로 남는 것들,
그것이 끝내 진실에 닿는 길임을.
2025. 12. 12. 05:55.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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