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구연식 시인의 시 아소분화(阿蘇噴火)
구연식(전 동아대 교수)
솟아오르는 불꽃은
프로메티우스 신이
태양으로부터 훔쳐 와
지구에 지핀
불꽃인가
타오르는 연기는
구름 사이로 날아
연기도 없이 타는
심장의 불꽃과 같이
자전(自轉)하는 지구에 감긴다.
수억 광년,
빛의 속도로도
계산할 수 없는 연륜을
그저 신비하다고만 하는
지구는 태양의 궤도를 따라
혈맥(血脈)의 고동을 따라
달의 호흡과도 맞추어
지구는 아름답다고
노래한 사람과 더불어 산다.
광대무변한 우주,
지구는
별의 순수를 잃고
태양의 은혜를 잃고
꿈은
무량(無量)한 욕망으로 변하여
경계할 줄 모르니
분화구의 불꽃과 연기로
지구가 폭발하지 않은 것은
아름다운 자연의 은총.
솟아오르는 분화구의 불꽃에
실존의 비애를 불사르고
무상(無上)의 탄식도 연기 속에 묻어
영혼을 동경하며
우주의 운행 따라
해발 1592미터의
아소중악(阿蘇中岳)에 서서
크레이트를 내려다 보며
영혼을 동경하는
노래를 찾는다.
출처 :
구충서 편,『영원을 넘어 : 송랑 구연식 시전집 송랑 구연식 시인의 시와 시세계 』(서울 : 도서출판 물망초, 2022년), 316~317쪽.
2025. 9. 4. 12:47.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옮겨 쓰다.
★ 위 시의 文底에는 고 구연식 시인 자신의 내면에 체화 돼 있는 도덕적 이상태 혹은 그것을 향한 갈망이 분화구의 불꽃처럼 말없이 타고 있다. 동시에 이상향의 반대 방향으로 욕망을 쫓는 인간사에 대해 실망한 심사와 함께 자신이 꿈 꾼 이상도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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