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도는 바람
떠도는 바람 바람이 멎어설 데는 없다 곤고한 몸 눕힐 한 뼘의 땅도 없다 익명 사회의 광장에서도, 다툼 없고 언걸 없는 한적한 해변에서도, 심지어 인정이 도타울 고향에서도··· 바람만의 운명인가요? 막다른 골목 안에서 이는 회오리처럼 어제도 실성한 듯 저절로 돌았고 막차 끊어진 역사에 홀로 앉은 이 밤도 내일도, 다시 모레도 혼자 돌고 돌아야 할 터 세상에 안기지 못해 거친 들판을 서성이는 기의 응어리 어디서든 머물 곳이 없는 나는, 나는 명왕성의 지표를 떠도는 바람이다 겨울 눈꽃이 피면 가을바람은 잊어야 한다 이젠 잡아도 내가 거하고 싶잖은 바람이다. 2023. 11. 2. 00:22 전철 3호선 지축역에서 雲静 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