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인의 간구 시인은 여느 뭇사람이 아니다 언어 조탁가이자 화가요, 음악가다 시가 색 없는 그림, 소리 없는 노래지만 시인이 정말 아름다운 존재인 까닭은 순정한 영혼을 빚어내기 때문일 터 시가 선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임에도 입과 몸이 따로 노는 시인들이 적지 않다 시는 도덕군자 같아도 사는 건 위선군자다 말과 행동이 다른 따로국밥 시인이 아니라 인간다운 사람이 진짜 시인이다. 비굴하게 변명하지 않는, 항상 억울한 약자 편에 서고자 하는, 위험에 처한 이를 보면 몸을 던지는, 부귀영화를 뜬 구름으로 보는, 사는 것에 구차하게 연연하지 않는 사람 부족한 자비심에 늘 자책하는 그런 사람 반나절을 살아도 시인으로 보다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2022. 2. 9. 11:57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