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문제와 한일 협력은 별개 문제로 대응해야 한다!
독도문제와 한일 협력은 별개 문제로 대응해야 한다!
나는 독도의 역사와 한일관계에 비교적 밝은 편이다. 과거 한창 시절엔 독도 관련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한 바 있다. 독도 관련 글은 물론이고 일본 역사와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글을 많이 썼고, 해외학계에 논문도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강연도 많이 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독도 문제의 근원적 틀의 전환 없이 우리가 이런 식으로 어벌쩡하게 넘어 가다가는 언젠가는 일본에게 뒷덜미를 잡힐 날이 올 것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가 “한일 친선”이니 “한일 협력”이니 “언제까지 반일할 것인가? 과거사는 이제 그만 놔두고 미래로 나아가자” 어쩌고 하는 사이에 벌써 과거사 문제에서 뿐만 아니라 특히 독도 영유권 문제에선 일본에게 야금야금 침범 당해서 비수가 목 밑에까지 와 있는 형국이다. 또 한번 이야기하지만, 우리가 북핵 문제와 김정은 정권을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처럼 일본에게 비위를 맞추면서 이것저것 많은 걸 양보하지 않아도 한미일 관계와 대중국 관계가 얽혀 있어 북한문제에 관한 한 일본과 우리는 협력할 수밖에 없는 구도에 있다.
일본과 중국은 겉으로는 협력하자는 둥, 좋은 이웃라는둥 하면서도 속으론 한국 정부를 우습게 안다. 실제로 그들은 우리 정부를 그렇게 대하고 있다. 대중국 관계는 이 글의 주제가 아니어서 길게 얘기하지 않고 한 가지만 예를 들겠다. 서해와 동해에서의 불법 조업 어선 문제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교묘한 방식으로 더욱 더 증가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매년 중국정부에 문제 제기를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불법 어선이 더욱 더 늘어나고 있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다.
일본정부도 우리 정부가 과거사 문제에서 많은 것들을 묵인하면서 아무런 문제도 제기하지 않고 넘어가주는 데도 그들은 자기들이 명분축척용으로 해야 할 바라 생각하는 독도영유권 침해 활동은 어기지 않고 끝까지 하고 있다. 현 정부가 일본에 대해서 마땅히 해야 할 문제제기도 하지 않고 오히려 많은 것들을 양보해 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독도에 대해서 계속 간을 보는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곧 일본이 북핵 및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문제와 독도문제는 별개로 보고 있다는 소리다. 따라서 우리도 일본처럼 두 사안을 별개로 보고 대응하면 된다. 우리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일본이 협력을 하지 말자고 하지는 않는다. 왜 이런 단순 논리도 이해를 못하는지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다.
역대 한국 외교계엔 현안이 걸려 있는 상대국에 비위를 맞추고자 하는 심리가 존재해왔는데,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 가장 큰 취약점이다. 일본과 중국 등은 이 점을 파악하고 잘 이용해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 윤석열 정 부의 대일 저자세 혹은 “묻지마” 외교 자세를 활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례는 문재인 정부가 친중적 외교를 추진하면서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불법 중국어선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면서 강력한 단속을 하지 않는 사이에 문 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우리의 해양경찰에 나포된 불법조업 중국어선 수가 그 이전 5년(2012-2016)에 비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는 사실만 보면 알 수 있다.
예컨대 문 정부 이전 5년 동안 불법조업으로 나포된 중국어선이 한 해 평균 421척이었지만 문 정부 기간에 나포된 불법 어선은 연평균 99척에 불과했다. 그 기간이 코로나 기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말하자면,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우리의 국익까지 내주면서서까지 중국과 친하게 지내려고 했지만 중국은 겉으로는 호응하는 척 하면서도 뒤로는 여전히 자기들 할 바는 다 해오고 있다.
과연 왜 이런 일이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을까?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일본과 중국의 한국을 무시하는 오만한 생각과 태도가 문제지만 그것은 우리가 그만큼 그들에게 만만히 보이는 내치와 외치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외교관들은 국익 우선이 아니라 자기가 맡고 있는 상대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굴종적인 의식이 눈에 띈다. 상대국에게 우리가 이렇게 호의적으로 대해주면 상대도 그렇게 호응해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있다. 개인 차원에선 그런 자세는 선량하고 바람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외교에선 그러한 의식과 언행은 바로 비굴한 사대의식에 다름 아니다. 통탄할 일이지만, 국익을 위해서라면 상대국과 관계가 껄끄러워지더라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자신감 있는 그런 외교관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해외에서 외교관들을 만나보면 아직도 현지 우리 국민을 우습게 아는 얼빠진 외교관들이 허다하다. 나도 지금까지 실제로 그런 경험을 몇 번 한 바 있다. 자국민 보호를 우선시 하는 위민정신,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애국 충정보다 주재국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를 더 우선시 하느라 일을 시끄럽게 하지 않으려는 생각이 더 강하다.
이런 자들이 외교업무를 맡고 있고 그런 식으로 외교경험을 쌓으면서 잔뼈가 굵은 자들이 외교부 국장이 되고, 차관이 된다. 때로는 외교부 장관까지도 한다. 외교 관료 출신이 아닌 부 외의 정치인이 외교부 장관 자리에 앉는 사람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 현안 보고에서도 차관, 국장급의 외교관료들은 이런 사실을 많이 누락시킬 것이다. 아마도 마지막에는 꼭 이런 멘트로 업무를 마무리 할 것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시비에 대해선 우리가 독도를 실효적 지배를 해오고 있기 때문에 무대응이 지금까지 역대 우리 정부가 견지해온 일관된 정책입니다”라고!
껍데기만 알고 정작 알아야 할 알맹이는 모르고 지내다 이러구러 길어야 2년, 짧으면 1년도 못 있다가 사라지면 외교부 내에 이런 문제가 있는지 조차도 모르고 떠나는 것이다. 그러면 외교관료들끼리의 독립 왕국과 같은 게 형성이 된다. 그래서 외교부 내에 일본을 중시하는 일본파들은 독도문제에 대해선 함구하고 모른 체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일본과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아야 외교부 내 주도파벌인 북미파에 밀려 있는 자기들의 출세 길이 막히지 않을 거니까!
박정희 정권 시절, 독도문제를 두고 김종필이 저질렀던 과오는 차치하더라도, 김대중 대통령이 독도문제에서 치명적 과오를 저지른 것은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 전임 김영삼 대통령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 그가 느닷없이 일본에게 못된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 주겠다라고 허장성세에 지나지 않은 소리를 내뱉은 바람에 결국 이 말에 발끈한 일본내 매파 정치인들에게 외환위기를 기회로 상당한 역공을 당했고, 그 결과 김대중 대통령이 신한일어업협정을 맺게 되는 단초를 열어줬다. 참 한심한 대통령들이었다. 노무현도 해양수산부 장관 때와 대통령 하던 시절에 독도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고 한심하기 짝이 없는 발언을 했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도 독도의 실상과 일본의 외교적 복안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외교 안보 참모들이나 일본 전문가들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만시지탄의 감이 강하지만, 지금이라도 먼저 외교관들의 정신머리를 뜯어 고쳐야 된다. 그리고 외교, 국방, 안보 분야 관료들의 수범이 돼야 할 국가 최고 지도자는 주변 4대 강대국 그 어떤 나라에도 자신 있고 당당하게 우리의 국익을 이야기할 수 있는 뱃심이 두둑해야 된다. 그 다음으로 북핵 및 김정은 정권 문제와 중공의 미래, 한미일 관계와 독도, 대만 등의 여타 동아시아 국제 관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국익을 어떤 식으로 지켜야 할지 다시 판을 치밀하게 짜야 할 것이다.
2024. 9. 1. 09. 47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단독] 독도에 나타난 일본 군함‥윤석열 정부 구애에도 꿈쩍 않는 일본 - https://v.daum.net/v/20240830195212952
https://suhbeing.tistory.com/m/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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