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한일관계의 경색을 푸는 카드로 사용해선 안 된다!
독도를 한일관계의 경색을 푸는 카드로 사용해선 안 된다!
독도를 한일관계의 경색을 푸는 카드로 사용해선 안 된다! 갈등과 마찰이 생겨난 어떤 국가와 관계를 좋게 하거나 회복하고자 하는 것은 다 국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우리에게 독도뿐만 아니라 그 어떤 지역이든 영토는 국가의 핵심 이익이다. 국익을 위해 스스로 다른 핵심적 국익을 침해 받는 외교적 대응은 잘못 설정한 방향이다. 지금이라도 긴급히 재고해야 옳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 제74주년 기념 경축사에서 향후 일본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외교적으로 풀자는 “외교적 해법”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우리정부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외교일정 등을 감안해 해마다 연례적으로 실시해온 독도방어훈련 시기와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독도방어훈련은 오는 20~22일로 예상되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타로우(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의 양자회담 등의 협상 노력들이 성과 없이 끝나면 이달 말쯤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국방부도 독도방어훈련 시기와 수위가 한·일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외교적 해법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즉 외교부의 대일회담 일정에 맞춰 독도방어훈련 실시 여부 및 시기와 규모에 대해 “아직 검토 중”이라며 “여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일본의 대응에 따라 독도방어훈련을 연기하거나 규모를 줄인다는 건 완전히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것이다. 대일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Effective Control)를 표증하는 것 가운데 하나인 독도방어훈련을 일본의 입장에 맞춰 실행여부, 시기와 규모를 정하겠다는 것은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권을 스스로 침해하는 저급한 외교행위다.
일본이 이번엔 독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왜 우리가 온전히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의 행사를 더 강화해도 모자랄 판에 영토를 양국관계의 경색을 푸는 협상의 카드로 사용하려고 하는가? 일본이 이미 전국의 초중고등 학생들에게 독도가 일본영토인데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정부가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해도 온전한 영유가 부족할 판이다.
우리정부가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독도방어훈련을 연기하거나 규모를 축소할 것이라면 이에 대해 일본정부가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 고려해봐야 한다. 과연 일본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로서는 생각지도 않게 의외의 외교적 성과를 거둔, 그야말로 굴러들어온 떡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만일 우리정부가 정말 외교부와 국방부의 계획처럼 한일간의 갈등을 해소하는데 독도를 연계시킨다면 향후 또 다른 한일 간의 갈등이나 마찰로 경색국면이 재발하면 일본은 반드시 선례를 거론하면서 독도를 걸고넘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지 않아도 독도는 일본정부가 늘 염두에 두고 있는 점탈 대상으로서 다른 사안과 연동시켜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해오고 있는 중인데 말이다.
이미 독도는 우리 정부의 외교가 미숙해서 1999년 체결된 한일 신어업협정의 체결로 그 주권이 일부 훼손된 바 있다. 지난 2월, 우리정부의 해양수산부가 독도 주변 수역에 대해 단독으로 해양조사를 시행하겠다고 하자 일본정부가 즉각 독도가 한일중간수역 안에 들어가 있는 신한일어업협정을 근거로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한국정부를 독도 침략자인듯이 몰아세운 일이 살아 있는 증거다. 외교부는 불과 반년이 조금 넘은 이런 사례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단 말인가?
이번 사태에서 일본이 독도를 전혀 거론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정부가 나서서 한일관계의 경색을 푸는 문제에 독도를 연계시키고 있는 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우리정부 내에 누가 이런 어리석기 짝이 없는 矯角殺牛 격의 미숙한 대응을 주도하는지, 제정신이 있는 발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재차 강조하지만, 영토를 외교교섭의 카드로 사용한 선례를 남기지 말아야 한다. 독도는 이번 아베 총리가 일으킨 경제전쟁과 전혀 관련이 없다. 이번 한일간의 경색은 경색의 원인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풀어나가야 한다. 표면적으로 드러난 갈등의 원인은 아베 총리의 입장에 맞춰 일본정부와 해당 기업이 일제 시기 한국인 강제징용자에 대한 보상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보복조치로 한국에 대한 무역규제와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외에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아베 정권의 저의, 구상, 목적 및 전략에 대해선 우리 정부로서도 어찌 할 수 없는, 해결의 범위를 넘어서 존재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 정부는 이러한 사안들과 별개로 연례적으로 해오던 독도방어훈련은 일본과의 외교일정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예년처럼 해오던 대로 실행해야 한다. 차제에 정부의 정책 담당자라면 언제 어떤 경우든 독도는 외교적 거래나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확고하게 인식하길 바란다.
2019. 8. 16. 14:26
臺北 中央硏究院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