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음악 가요

대만의 대중가요 우야후이(雨夜花)

雲靜, 仰天 2018. 10. 20. 23:00

대만의 대중가요 우야후이(雨夜花)


대만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국민적 가요,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인 노래 雨夜花를 소개한다. 雨夜花란 비오는 밤에 피어 있는 꽃을 말한다. 이 가요는 중국 표준어인 北京語가 아니라 중국의 5대 언어군(표준어와 사투리 포함)중 유력한 방언의 하나인 福建語중 閩南語(臺灣에서 사용되고 있는 두 종류의 방언 중 하나)로 돼 있다. ‘우야후이’는 바로 민남어 발음이다. 베이징 표준어로는 ‘위예화’로 발음된다. 과거 대만 체류 시절 그곳 사투리를 조금 공부해봐서 아는데 대만 사투리는 북경 표준어와 단어의 발음이나 구문이 완전히 다른 무슨 외국어 같아서 서로 잘 통하지 않는다.
 
우야후이는 원래 일제 강점기 때부터 대만에서 기층 민중들이 부르던 노래였다. 지금은 대만 사람들의 귀중한 문화유산의 하나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우야후이 곡의 가사가 적혀 있는 족자. (출처 : 2019년 가을 타이페이 시내 '鄧雨賢音樂文化協會'가 개최한 鄧雨賢 유품 전시회에서 촬영)


이 곡은 원래 일제 강점기 臺灣總督府의 통치 하에 시인인 廖漢臣의 동요『春』에 鄧雨賢이 1933년에 가사를 붙인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이 곡을 들은 周添旺이 그 이듬해에 새로운 가사를 붙여 불렀는데 히트곡이 됐다고 한다. 또 1938년에는 대만에서 구리하라 하쿠야(栗原白也)가 작사한 일본 군가『誉れの軍夫』(호마레노 군뿌)로도 개작된 바 있다고 한다. 일본국내에서도 1942년에 사이죠 야소(西條八十)가 작사하고 와타나베 하마꼬(渡辺はま子)가 부른『雨の夜の花』(아메노 요루노 하나)로 개작됐다.
 

우야후이를 만든 작곡가 鄧雨賢. 일제 시대에 활동한 그는 대만의 저명한 대중 음악가였다. 鄧雨賢은 훗날 우야후이를 부른 여가수 鄧麗君과는 어떤 관계였을까? 이 점이 궁금해서 나는 鄧雨賢 유품 전시회를 개최한 '鄧雨賢音樂文化協會'의 鄧泰超 이사장에게 물어봤다. 돌아온 답은 두 사람은 성만 같지 친족 관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우야후이의 가사는 꽃잎이 떨어지건 말건 아랑곳 하지 않고 내리는 비바람이 야속하고, 이 비를 맞고 떨어지는 꽃잎을 가여워하면서 비를 원망하는 내용이다. 가사 중의 꽃은 서글픈 운명에 처한 여인이다. 즉 연인에게 버림받은 뒤 花柳界로 흘러들어온 어느 여인의 운명을 비 내리는 밤의 꽃에 비유한 것이다.
 
가사와 가락이 모두 너무나 애절해 나는 이 곡을 자주 듣는다. 들을 때마다 알 수 없는 어느 가련한 여인의 인생이 상상되기도 하지만, 나는 이 노래가 일제의 식민통치를 받던 대만의 처지를 비바람을 맞아 땅에 떨어지는 꽃잎에 비유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특히 가사 중에 "앞날이 빛을 잃었네"라거나 "꽃잎이 졌는데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라는 대목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든다.

우야후이가 대만인들에게 전국민적인 대중가요가 된 것은 전후 대만의 국민 여가수 鄧麗君, 鳳飛飛, 胡美芳 등이 부르면서부터였다. 특히 鄧麗君은 일본 가요계에 진출해 이 노래를 대만어와 일본어로도 불렀다. 일본에서는 나쯔가와 리미(夏川りみ) 등등 여러 가수들이 불러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하다. 프란도 도밍고도 2002년 11월 대만에서 개최한 콘서트에서 청중에 부응해 江蕙와 같이 이 곡을 부른 바 있다.
 
대만은 물론, 싱가폴 등지의 동남아 화교권, 홍콩, 중국 대륙의 복건성, 광동성, 일본 등지에서는 꽤 유명한 노래지만 유독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래에 대만어 및 한국어 번역 그리고 일본어 및 한국어 번역 가사를 차례로 옮겨 놨다. 일본어로는 중국어 가사와 내용이 조금 다르다. 일본어 노래는 鄧麗君이 부른 노래의 가사다.

雨夜花

作詞:未詳 作曲:未詳

雨夜花 雨夜花
受風雨吹落地 
無人看見 每日怨嗟 花謝落土不再回   
花落土 花落土
有誰人倘看顧
無情風雨 誤阮前途 花蕊哪落欲如何
雨無情 雨無情
無想阮的前程
並無看顧 軟弱心性 乎阮前途失光明
雨水滴 雨水滴
引阮入受難池 

https://m.youtube.com/watch?v=_rNdfooPYYY

비 내리는 밤의 꽃

비 내리는 밤의 꽃이여, 비 내리는 밤의 꽃이여
비바람을 맞아 땅에 떨어졌구나
아무도 봐주는 이 없는 떨어진 꽃잎 신세
날마다 애원해도 떨어진 꽃잎은 다시 피어나질 않네

꽃이 땅에 떨어지는구나, 꽃이 땅에 떨어지는구나
누가 있어 이를 돌봐줄 것인가
무정한 비바람이 내 앞길을 망치는구나
꽃잎이 졌는데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무정한 비여, 무정한 비여
내 앞길을 생각해주지 않는구나
연약한 마음 돌아봐주지 않아 내 앞날이 빛을 잃었네
빗방울이여, 빗방울이여
나를 수난의 못으로 끌고 들어가는구나
 

    

雨夜花

   

雨の降る夜に咲いてる花は
風にふかれてほろほろ落ちる
白い花びらしずくにぬれて
風のまにまにほろほろ落ちる
更けてさみしい小窓の灯り
花を泣かせる胡弓の調べ
明日はこの雨やむやもしれぬ
散るをいそぐな可愛い花よ
雨夜花 雨夜花受風雨吹落地
無人看見 每日怨嗟 花謝落土不再回
雨の降る夜に咲いてる花は
風にふかれてほろほろ落ちる

 

비 내리는 밤에 피어 있는 꽃은
바람에 날려 한 잎 두 잎 소리 없이 떨어진다.
하얀 꽃잎 물방울에 젖어
바람이 부는 대로 한 잎 두 잎 떨어진다.
밤이 깊어 외로운 작은 창의 불빛
꽃을 울리는 胡弓의 가락
내일은 이 비가 그칠지 모르겠다.
떨어지기를 재촉하지 말라 가여운 꽃이여
비 내리는 밤의 꽃이여, 비 내리는 밤의 꽃이여
비바람을 맞고 땅에 떨어지는 꽃이여
아무도 봐주는 이가 없네
날마다 애원해도 떨어진 꽃잎은 다시 피어나질 않네
비 내리는 밤에 피어 있는 꽃은
바람에 날려 한 잎 두 잎 소리 없이 떨어진다.

https://youtu.be/WGwUTcTQnSA


2018. 10. 20. 22:35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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