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음악 가요

밤거리 색스폰 악사가 연주하는 鄧麗君의 애절한 가락!

雲靜, 仰天 2018. 10. 21. 13:29

밤거리 색스폰 악사가 연주하는 鄧麗君의 애절한 가락!

 

이슥한 밤, 타이페이 인근 도시를 홀로 걷고 있는데 어디서 들려오는 색스폰 연주 소리! 당신은 뭐라고 말했던가요?’(你怎么說)가 아닌가? 鄧小平과 함께 중국의 낮과 밤을 따로 지배한 ‘女帝’ 鄧麗君의 노래다. 그가 부르는 내 사랑을 돌려주세요”(把我的愛情還給我)라는 대목이 가던 발걸음을 붙잡아 놓는다.

 

아낌없이 줬던 내 사랑을 돌려달란다. 어째서 길손의 심금을 이다지도 울리는가? 숫제 폐부를 저민다. 오락가락 하는 가을비도 여기선 멈추는구나!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는다. 몇 번이나 앵콜을 청했다. 鄧麗君 자신의 말일까, 내 얘기일까? 돌려받을 내 사랑이 있어서? 아니면, 누가 내게 사랑을 돌려달라고 해서? 내게는 줄 사랑이 말라버려서 그럴테지만, 鄧麗君에게는 못 다한 恨일까?

 

知音箱이란다. 은근히 압력을 넣는 재치 있는 위트다. 연주에 대한 감상비는 저렇게 격조 있게 청해야 한다. 孔子는 음악이 의 최상 형태이고 음악으로 백성을 다스리라고 했는데, 이 상자를 보고 그냥 가는 자는 를 모르는 불한당이 된다! 耳樂耳順 해놓고 돈 몇 푼 때문에 불한당이 될 순 없지 않겠는가?

 

과거 20여 년 전인 1995년 어버이날 내가 대만에 거주할 때 鄧麗君의 국민장을 지켜본 기억이 있고, 곡도 좋고 음색도 호소력이 남달라서 그의 노래는 평소에도 가끔씩 듣는 편이다. 鄧麗君에게 42세에 운명처럼 찾아든 죽음! 태국 방콕에 공연하러 갔다가 갑자기 지병이었던 천식이 발작해 병원으로 가던 차안에서 차들이 밀려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요절이었다.

 

예기치 못한 시각의 밤거리라서 그런지 오늘 따라 그녀의 가락이 유달리 애처롭게 들린다. 연상의 연인 鄧麗君의 죽음을 현장에서 지켜본 그녀의 마지막 연인, 14세 연하의 그 파란 눈의 이방인의 얼굴도 떠오른다. 내게는 아직도 鄧麗君의 죽음이 뭔가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날따라 마침 늘 가지고 다니던 천식약도 호텔에 두고 갔단다. 내겐 이 일도 의심쩍게 느껴진다. 

 

젊은 프랑스인 연인은 평소에 홍콩의 별장에서 그녀와 같이 살면서 하도 담배를 많이 피워 대서 鄧麗君의 천식을 악화시켰다는 말이 한 동안 떠돌았었다. 둘은 살면서 자주 다투고 했지만, 鄧麗君이 늘 모성애로 연하의 연인을 감쌌다고 한다. 최근에는 鄧麗君의 죽음이 이 남자로 인한 것이었다는 설들이 솔솔 나오고 있다.

 

색스폰 가락이 애절하다. 사랑을 돌려주세요라는 대목이 유달리 가슴을 후벼 판다. 그녀가 사랑으로 보듬은 연하의 연인에게 하는 말일까? 타이페이의 밤은 그렇게 깊어 간다. 일순, 가락에 취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나그네의 客愁도 깊어진다.

 

2018. 10. 19. 21:32

雲靜於臺灣土城

 

 

오지랖이 넓어서... 듣고만 있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에 그만 분위기를 깼구만요...

멀대는 가능하면 나대지 않는 게 남들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란 걸 알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