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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 밴드라는 곳에서 일어난 소통의 한 장면

雲靜, 仰天 2018. 3. 5. 11:30

‘중국통’ 밴드라는 곳에서 일어난 소통의 한 장면

 

2018년 3월 5일 오전, 나는 ‘중국통’이라는 밴드 게시판에 아래 글을 올렸다. 그런데 댓글이 달리기에 그에 대해 한 두 마디 하게 되면서 언쟁이 됐다. 댓글을 다는 사람이 꼭 상대의 말 혹은 글의 의미나 맥락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기 혼자만 주관적으로 이해한 대로 댓글을 달면서 글쓴이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어 언쟁을 만드는 자의 전형적인 케이스였다.

 

이러한 사례는 비단 이곳만이 아니라 곳곳에 존재한다. 인테넷상에선 상대가 하는 말이 무슨 맥락인지 모르고 막 뱉어내어서 대화가 제대로 되지 않고 곧잘 얼굴을 붉히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이 번 경우가 전형적인 예다 싶어 반면교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올린다. -雲靜

 

아래 기사를 보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면 주말을 편히 쉬시면서도 애국하게 됩니다~^*

 

최근 4~5년 사이 내가 쓴 여러 글들에는 새로운 친일파, 신친일파라는 단어가 자주 언급됐습니다. 정말 우리 사회에 친일파들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이들을 말하는가? 독도가 한국땅인가 일본땅인가라는 질문에 담당자가 아니라서 독도가 일본땅인지 한국땅인지 잘 모르겠다”, 정부 국책 연구기관이면서도 독도가 한국땅인지 아닌지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국가기관과 그 연구원들이 국내에 버젓이 존재하는 신친일파가 아니고서 무엇인가요? 이들 외에도 친일파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넓고 깊게 포진돼 있습니다. 아래 기사를 보시면 우리사회의 현대판 친일파, 신친일파의 일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band.us/band/59995183/post/40461 

 

“담당자가 아니라서 독도가 일본땅인지 한국땅인지 잘 모르겠다” "어느 신문사 논설주간이 '

한국사 (우리 역사) | 밴드

band.us

 

위 글을 밴드에 올리자 댓글란에 댓글이 올라왔고, 이어서 반박글이 뒤따랐으며, 최초 글을 올린 이의 재반박 글이 올라와 주고받는 대화가 이어졌다. 아래에 그 내용을 첨삭하거나 가감하지 않고 그대로 올려놨다. 이름만 바꿨을 뿐이다.

 

댓글 A

태극기 들고 어깨띠하고 몸통에 두르고 성조기도 들고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다 신친일파입니다~

 

댓글 B

종북세력, 친일파세력 다 죽이면 인구 절반 날라 가겠네요.. ㅠㅠ 남남갈등의 원인 제공자들이 적폐세력이죠.

 

댓글 C

누가 죽이자고 했나요? 비판을 죽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단세포적인 논리비약! 이거야말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들이죠. 자신들은 논리비약인줄도 모르고 그런 끔찍한 살인 용어를 함부로 사용하고 있지만서도...확실히 논리비약인 줄 모르는 모양이네요. 그걸 알면 애초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을 테니까요.

 

댓글 B

이 밴드에 맞는 글만 올리시죠? 이런 글쓰기 시작하면 다 깨지는 거 알면서 왜 쓰시는지?

남 욕하는 거 잘하면 대장되는 세상 되었네요.ㅠㅠ

 

댓글 C

위 글이야말로 '중국통'이라는 이 밴드에 맞는 글입니다. 왜냐면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중국정부 기관이 동북공정이나 만리장성의 동쪽 깃점, 한사군의 위치, 고구려사를 중국지방정부사로 왜곡하는 것을 긍정하거나 찬동하는 지도와 저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중국과 관련됩니다. 내가 내는 세금이 그렇게 잘못 쓰여지는 것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나요?

 

남 욕하는 게 아니라 공무를 잘못 수행하고 있는 정부기관을 비판하는 겁니다. 욕과 비판은 다르죠. 국민은 국가가 잘못할 경우 비판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 즉 국민이 주인이고. 하나의 정치세력만이 아니라 여러 세력이 함께 국민의 의사에 따라 국가권력이 운용되는 나라에 살면서 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세, 병역 등 의무를 다하고 있으니 역할을 다하는 주인이 잘못된 대리인을 비판해서 잘못을 시정하라는 것입니다. 이건 종북도 아니고 욕하는 것도 아니고 국민의 권리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것입니다.

 

댓글 B

들을 생각 안하시니 특별히 말릴 생각 없습니다. 글 계속 쓰세요.

 

댓글 C

들으라고 하는 말이 맞아야 듣죠. 옳지 않는 말까지 들어야 할 의무가 있나요? 객관적으로 봐서 내 말이 틀렸다면 몰라도...그리고 글을 계속 쓰라고 해서 쓰고, 쓰지 말라고 해서 쓰지 않는 게 아닙니다. 그런 어법은 타인의 자유의지를 무시하는 것입니다. 단어사용, 개념 이해, 글의 맥락 이해, 어법, 논리, 타인의 의견과 공존하기(혹은 존중)와 같은 양식을 보니 누구에게 함부로 지시하고 할 만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보이네요.

 

댓글 B

누구신지요? 저를 평가할 수 있으신 분인가요? 스스로 애국자라고 생각하시는 분이신지? 본인 사진도 없고, 중국통 밴드에 갑자기 이런 글을 올리시는 목적이 뭡니까? 쓰시든 마시든 알아서 하시구요. 본 밴드의 목적에 맞는 글 부탁드립니다. 정치하시고 싶으시면 다른데서 하셔야지요. 중국통 이용하지 마시고 다른데 가서 하세요.

 

댓글 B

통성명하시죠? 저는 중국 온라인 거래하는 블루아시아 대표 김상우라고 합니다. 뭐하세요? 저는 국가에 세금도 잘 내고 있고, 대 중국관련 강의도 합니다.

 

댓글 B

박근혜 댓글 부대, 문재인 따라지 부대 소속이시면 삭제하시고 탈퇴하시고, 정상적인 중국 거래하시는 분이시면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댓글 C

남의 글이나 말의 의미를 쉽게 단정하고, 상대의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 대화가 안 되니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통성명을 하자고 해서 필히 응할 의무는 없지만, 내가 조금 양보해서 한 마디 하자면, 이 밴드에 내가 올린 다른 글은 모두 내 본인의 글인데, 그런 글들을 찾아보면 성명이 나오니 그걸로 대신합니다. 그 이름으로 인터넷에 검색하면 내가 누구인지 바로 알 수 있지만, 인터넷에도 없는 걸 하나 ''으로 말하면, 모 중앙 일간지가 선정한 한국의 중국사연구자 45명 중의 한 사람이고, 중국공산당 산하의 연구기관에서 위촉한 해외특약연구원입니다. 이 사실은 내 스스로 얘기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알 수가 없어서......

 

어떤 사람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건 굉장히 신중해야 해서 남을 함부로 평가하진 않습니다, 여기선 님이 남에게 이래라 저래라 지시투의 어투가 극히 분수를 모르고 하는 주제 넘는 행위여서 그 부분, 즉 남에게 지시할 수 있는 권한이나 그 지시의 객관적인 설득력에 대해서만 평가한 것입니다. 상대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는다고 한 근거 중 하나죠.

 

상대 말을 못 알아듣는 근거는 또 있죠. 아니 많이 있네요. 예컨대 위 글을 올린 걸 두고 내가 정치하려는 목적이라고 단정하질 않나, 글을 이 밴드에 처음 올리는 것도 아닌데도 갑자기” “이런 글을 올렸다고 하질 않나, 최소한 내가 이 밴드에 올린 글이 어떤 글이 있는지 찾아나 보고 얘기해야 되지 않나요? 사람이 다른 일로 바빠 글 올리는 일이 한동안 뜸할 수도 있고, 밴드 분위기 봐서 너무 자주 올리는 걸 자제할 수도 있지 계속 혹은 자주 글을 올리지 않았다고 해서, 또 중국 관련 글 이외엔 다른 글을 올린 적이 없고, 위 글도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을 했건만 갑자기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남 말을 못 알아듣고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예죠. 동북아역사재단이 중국의 한국사왜곡을 긍정하는 책들을 찍어내는 것에 대해 국민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는 일이 중국과 관련이 없는 주제입니까? 꼭 답은 할 필요는 없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서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서요.

 

또 동북아역사재단 관련 글이 중국과 관련된 글이란 걸 보고도 이 밴드의 목적이 아니라는 식으로 이런 글이라고 하는데 이런 글이 어때서요? 이 밴드의 목적이 뭔데요? 중국과 관련 없는 광고를 올려 홍보하기 위한 건가요? 적어도 중국통이라는 이름을 걸고 만든 밴드라면 중국에 관한 다양한 지식, 정보들이 모이는 공간이 아닌가요? 다시 묻노니 내가 올린 기사가 중국 관련 내용이 아닌가요? 답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화가 안 되고 피곤하니깐요.

 

내가 이처럼 사소한 일로 이처럼 길게 댓글을 달아보는 것도 처음이지만, 그렇게 하는 이유는 님이 밴드지기이든 누구든 간에 상대 글이나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듣고 함부로 상대를 탓하는 좋지 않은 이 있다 싶어 다른 사람에겐 몰라도 적어도 내겐 삼가 해주라는 걸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단적인 예로 비판이라고 알아듣는다거나, 내가 올린 기사를 두고 남남갈등의 원인제공자인 듯이 얘기하거나 그야말로 뜬금없이 갑자기’ “애국자어쩌고 하질 않나, 박근혜 댓글부대”, “문재인 따라지 부대를 들먹이질 않나... 동북아역사재단 관련 기사를 올리는 게 정치하기 위해서 올리는 걸로 보이는 모양이지요? ㅎㅎ 안 웃으려고 해도 웃음이 나도 모르게 나오네요. 아니 정치하려면 사람도 얼마 안 되는 이곳에서 왜 해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하면 한꺼번에 수천 명에게 전달되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난 인천 출신도 아닌데, 아 외삼촌 내외 두 분이 동인천에 살고 몇몇 친구들도 있긴 하지만... 난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발상이 생겨나지 않는데, 그런 식으로 생각이 드는가 보네요. 참 딱하다는 생각입니다요.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듯한 심리가 내재돼 있는 표현들이 곳곳에 목함지뢰처럼 많이 숨겨져 있는 것도 불쾌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예컨대 내사진이 없는 걸 두고 본인 사진도 없고라는 표현을 썼는데, 밴드엔 누구나가 반드시 자신의 사진을 올려야 하나요? 그게 법까진 아니지만 이곳 밴드의 규칙으로 정해졌고, 사전에 공지가 된 것인가요? 또 이 밴드엔 정상적인 중국 거래하시는 분만 들어올 수 있나요? 도대체 무엇을 정상적인 거래라고 하나요? 중국에 관심이 있고, 중국 관련 글을 올리는 건 정상적인게 아니란 건가요? “정상적인 중국 거래를 하는 사람에게만 본인 소개가 필요합니까? 말들에 팟쇼적인 심리가 느껴지고 그런 어투가 전혀 문제 될 게 없다는 듯이 구사하는 무신경에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올 지경!

 

대 중국 관련 강의도한다고 하니 하는 얘긴데, 말이나 글의 맥락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강의가 듣는 수강자에게 어떻게 전해질까 궁금하네요. 30년 가까이 학문을 연구하고, 학교에서 강의를 할 때마다, 또 글을 쓸 때마다 내용전달은 물론, 단어 하나하나까지 신중하게 사용해오고 있는 나로선 그 수강자들이 조금 안쓰럽네요.

 

아침부터 이토록 하잘 것 없는 일에 이토록 긴 장문을 쓰는 것에 다소 의아해 할 분도 없지 않겠지만, 그들에게 이 잡스런 걸 읽어주라고 요청한 건 아닙니다. 읽고 안 읽고는 자유입니다. 다만 김상씨에게만은 읽어보고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대화를 할 것을 주문합니다. 내겐 주문한 권리가 있는 게 김상씨의 함부로 말하는 태도나 언사로 어이가 없어져 그 어이를 다시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니깐요.

 

그러고 보니 오늘이 내 생일이네요. 이크~ 묻지도 않았는데, “세금”, “대중국 강의운운하는 누구처럼 묻지도 않은 내 얘길 끄집어내는 결례를 나도 범하네. 진짜 겸손한 분은 그런 직위나 뭐하네 라고 하진 않는데 말이야... 쯧쯧!

 

이 댓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미안해서 드리는 말씀인데, 이 글에 개의치 말고 오늘 하루도 재미있게 잘 보내세요~

 

대화가 일단락되자 얼마 뒤 이번엔 다른 한 사람이 아래 글을 올렸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혜민 스님이 책에서 언급해놓은 말씀인데, 글 아래는 혜민 스님 명언이라는 설명까지 붙이고선... 올린 글 내용으로 보아 이 사람은 위 대화를 쭉 지켜본 모양이다. 그 사람은 나름대로 논쟁을 파하도록 하려는 좋은 뜻에서 올린 듯하다. 자기가 보기에 명언이니, 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성직자가 한 말이니 양쪽 다 받아들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올라온 글은 아래와 같다.

 

논쟁은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하세요. 결론이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처투성이로 끝나게 되요. 또 누구를 설득하려고 하지 마세요. 왜 좋은지 설명은 할 수 있어도 말 안에 강요가 들어가면 설득 당하지 않습니다.”- 혜민스님 명언

 

위 글에 대해 또 C가 댓글을 달았다.

 

댓글 C

평소 우연히 혜민어록을 듣거나 접할 때 마다 이분의 말씀 중엔 부분의 참을 전체의 참으로 일반화 하는 어구가 눈에 띄어 그다지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 또 우연찮게 그의 말씀을 만나게 됐으니 그 말씀에 대해 내 혼자 하는 독백한 마디 하고자 한다.

 

그 옛날 호랑이 담뱃대 물던 시절, 서양철학 입문시간에 배운 게 떠오른다. 기존 언어로 형성된 어떤 이, 그가 플라톤, 칸트 등의 현자이거나 혹은 예수, 석가 등의 성자일지라도 그가 말한 언어의 권위를 회의하지 않으면 진리에는 한 걸음도 접근할 수 없다는 말! 이제는 상식이 되다시피 한 이 개념은 베이컨이 진리검증의 한 경구로 제시한 이른바 시장의 우상을 타파하라는 과학적 자세다.

 

혜민이 무얼 말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잘 알고 있다. 대화에서는 논쟁으로 답도 없이 끝날 설득과 강요를 피하라는 소린데, 이 말씀은 인간사의 극히 한 부분만을 얘기한 것일 뿐이다. 인간은 언어를 떠나서는 살 수 없고, 언어를 떠날 수 없는 한 긍정, 부정 형식의 대화는 불가피하다. 대화는 논쟁을 배제할 수 없다. 사람들이 모두 어떤 말에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논쟁을 피한답시고 침묵하거나 이구동성으로 동의 등의 긍정만 하거나 혹은 그 반대의 전부 부정 등의 반대만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친다.

 

개인들끼리는 논쟁은 피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개인 수준을 넘어서는 사회, 국가 층위에서는 논쟁까지 피할 수 있을까는 회의적이다. 논쟁은 필수적이고 오히려 장려돼야 하는 게 마땅하고 바람직하다. 그래야 지혜가 모여 집단이성이 형성되거나 최소한 일부의 전횡과 독단과 독재는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사회적 수준에서의 논쟁은 결국 개인들 간의 논쟁의 총합이기 때문에 개인들끼리의 논쟁은 오히려 장려돼야 한다. 혜민의 말씀대로라면 논쟁은 결론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서로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논쟁은 결론을 서로 안에 내포하고 있다. 모든 논쟁은 변증법적인 형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다만 대화든 논쟁이든 상대의 말을 잘 알아듣고 해야 한다는 자세가 전제돼 있다. 스님이라고 해서, 목사라고 해서 그들이 한 말을 절대시 하는 맹목성이 우리 사회에 만연돼 있음을 많이 보는데, 이것이 오히려 사회 일반인의 평균지력을 떨어뜨리고 건전한 대화나 생산성 있는 논쟁을 가로 막는 장애물로 작용한다.

 

독일인이나 북유럽 나라들 국민, 유태인들이 평균적으로 논리력이 뛰어난 이유는 어릴 적부터 논리학과 수학 그리고 수사학(대화하고 논쟁하는 예의와 방법)을 배우고 자라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아무도 댓글을 단 사람이 없었다. 지금까지도 없다. 눈치 빠른 이는 벌써부터 알아차렸을 것이지만, 위의 댓글C雲靜이다. 이 대화는 지금까지 최소 50여 군데 이상의 밴드나 단톡방에 초대 받아 들락날락 거리면서 보게 된 대화하는 장면의 평균적 모습이다. 혹시 이걸 보고나서 뭔가 느낀 게 없습니까? 나는 댓글B를 올린 이가 무척 답답했다.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뜻인지도 잘못 알아듣고 자꾸 딴 소릴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그에게 남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얘기하라는 취지에서 댓글을 달았다. 또 혜민 스님의 말씀을 올린 분에게는 꼭 그를 겨냥해 한 말은 아니고, 아무리 권위가 있는 사람의 말이라도 무조건 자기 생각 없이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고, 더군다나 그것을 금과옥조나 되는 것처럼 남을 계도하려는 기준으로 삼는 행위자들이 많아서 그들을 두고 한 말이다.

 

 

이외로 우리사회에는 상대 말의 맥락을 잘 분별하지 못하고 함부로 자기 입장에서만 말하는 자들이 많다. 위에서 예를 든 이가 전형적인 경우다. 이런 이들의 두뇌 회로는 어떻게 작동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그런데 과연 지금까지 내가 한 말들은 옳을 것일까? “자기 견해는 고집하고 버리지 않으면서 남을 가르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사람들을 더 깊은 반목과 논쟁을 일으킨다고 한 고대 인도 불교경전인 숫타니파타경에서 말한 대로 나도 혹시 내 견해만 고집하는 그런 경우에 해당되진 않을까? 아니면 상대의 말을 못 알아들으면서도 함부로 말을 해대는 이들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하기 위해서일까? 피곤하게도 내가 이 소통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는 이유다.

 

2018. 3. 8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