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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안보 회고록에서 보인 은폐, 과장과 허세

雲靜, 仰天 2024. 5. 22. 03:44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자신의 외교안보 회고록에서 보인 은폐, 과장과 허세

문재인 전 대통령이 외교안보편만 묶어서 회고록(『변방에서 중심으로』)을 냈는데 짬을 내서 정독해보니 자신이 당했거나 낭패를 본 것들에 대해선 하나도 밝히지 않고 시종 자화자찬한 내용으로만 채워져 있어 이런 회고록을 내는 저의와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의심이 든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우선 서너 가지만 지적하고자 한다. 여타 사실에 맞지 않거나 아전인수격으로 회고한 것들이 하도 많고 동시에 그의 공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있어서 그걸 여기선 다 논급할 수가 없다. 그래서 우선 문제가 되는 오류의 일부만 소개한다.

먼저 회고록의 형식이다. 굼벵이도 기는 재주가 있듯이 이번에 회고록을 내어 또 돈을 챙기려고 했는지 문재인은 나름대로 머리를 굴린 것 같다. 회고록이라고는 했지만 자기가 쓴 게 아니고 자기 재임 시절에 외교부 차관을 했던 연세대 최종건 교수가 질문하고 거기에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구성한 대담록이다. 이 자체가 꼼수로 보인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말할 수 없는 외교적 무능, 무시당했거나 도외시 당한 것들은 언급하지 않고 피해가기 위해서 대담자가 질문하는 것에만 답하는 형식을 취했는데 질문자가 곤란하거나 외교적 성과가 없는 것에 대해선 아예 묻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회고록이란 게 모든 걸 다 쓸 수 없고 해서 내용상 선택적이 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이 너무 지나치다는 얘기다.

둘째, 회고록 볼륨이 654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임에도 대중국 외교의 회고 내용은 거의 없고 오히려 중국 보다 중요도가 떨어지는 아세안에 대해선 언급한 내용이 많다는 점이다. 2017년 12월 중국 국빈 방문시 논란이 된 "혼밥" 당한 것에 대해선 자신이 중공수뇌부에게 한국 길들이기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무시당한 것이었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그에 관해선 언급이 없고 "공공외교"를 하기 위해 중국 서민들이 이용하는 식당에 갔던 것인데 그것이 "혼밥"으로 곡해됐다면서 “우리 스스로 수준 떨어뜨리는 이야기”라고 오히려 국민들 수준을 운운했다. 그러면 방중 기간 10끼 중 8끼를 혼밥 했던 것에 대해선 뭐라고 둘러댈까? "그것을 혼밥 논란으로 만들어 버리니까, 우리 외교를 굉장히 후지게 전락시키는 거죠. 기본적으로 공부가 부족하고 상상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봅니다." 문재인은 대통령으로서 중국에 정상회담을 하러 갔는가, 공공외교를 하러 갔는가? 우리 외교를 후지게 전락시킨 건 본인이 아니었던가?

또 그는 국빈방문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사건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이 분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게 중공이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우리에게 가한 한한령의 빗장도 허물지 못해놓고선 이 많은 분량의 회고록에서 자신의 대중외교나 중국의 문제점에 대해선 한 마디도 없고 오로지 자기가 간 식당이 그 뒤 굉장히 유명한 식당이 돼서 지금도 장사가 잘돼고 있다는 그런 이야기만 하고 앉았다.


통상 국빈 방문은 쌍방 간 정상회의(경ㅈ우어 따라 확대회의도 있을 수 있음) 외에 조찬, 오찬이나 만찬, 지도자들 간의 산책이나 운동, 특별 초청 등의 회합에서 많은 중요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물론 그 나라 국민들과 지도층의 마음을 사기 위해 공공외교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짧은 국빈방문 기간 총 10회의 식사 중에 여덟 끼를 대통령이 부인과 우리 측 참모들끼리만 식사를 했다는 것은 중공지도부로부터 의도적으로 도외시 당했다는 소리라는 알아야 하는데 윤통은 이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 보인다.


또 문통은 같은 기간 북경대학에서 북경대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 대해서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당시 그는 강연 중 아래와 같이 말한 바 있다.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랍니다. (중략) 저는 중국이 더 많이 다양성을 포용하고 개방과 관용의 중국정신을 펼쳐갈 때 실현 가능한 꿈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그 꿈에 함께 할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언명하진 않았지만 내용적으로는 중국을 대국이고 한국은 소국이라는 사대적인 발언을 한 것부터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우리의 국격을 무시한 것이어서 해명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능청스럽게 운도 떼지 않았다.

시진핑이 제시하고 주도해오고 있는 중국몽은 한 마디로 중국이 과거 서구 제국주의의 서세동점 이전 오랫동안 중화제국이 누려온 세계의 패권국이 되겠다는 것인데 그는 그 속셈을 알았는지 몰랐는지 중국몽을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는 헛소리를 했다. 중국이 세계 여러 국가들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을 바란다고 했으니 참으로 오밤중에 봉창 두드리는 소릴 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핵을 폐기시키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김정은에게 핵개발 시간을 연장시켜 줘 당한 것이었음도 대북 외교에 대해선 엄청난 치적이라도 되는 양 자랑스레 늘어놓으면서 또 다시 국격을 언급했다. 또 2020년 6월 16일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시켜 문재인 정권의 이른바 "한반도평화 프로세스"를 파탄시킨 장본인 북한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에게 "삶은 소대가리"라는 욕을 듣고, 외신으로부터는 김정은 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비판까지 들었는데 그가 감각이 무딘 인간이어서 그랬는지 새파랗게 젊은 자식 뻘 같은 에미나이에게서 그런 소리를 듣고도 아무렇지 않게 지내는 걸 본 우리 국민이 느끼는 국격은 어땠는가? 그는 도무지 국가 원수가 모욕을 넘어 조롱당하고 있는 걸 보는 우리 국민들의 분노는 안중에도 없는 그런 어리버리 무신경한 인간형으로 보인다.

압권은 회고록에서 자기 부인이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허황후기념공원 개장 행사 참석으로 포장해 인도 타지마할에 관광 간 것을 두고 인도 정부가 자기 부인을 공식적으로 초청했다고 거짓말을 한 데다 김정숙의 인도방문을 대통령 "영부인의 첫 단독 외교" 제1호라고 강변한 것이다. "(허황후) 기념공원을 개장할 때 인도 정부는 나를 재차 초청했는데, 나로서는 인도를 또 다시 가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고사했더니 그렇다면 아내를 대신 보내달라고 초청해서 아내가 나대신으로 개장 행사에 참석했죠. 제가 이야기를 소상히 하는 이유는 지금까지도 아내가 나랏돈으로 관광을 한 것처럼 악의적으로 왜곡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고록 507~509쪽)

그런데 외교부가 밝힌 당시 인도정부의 초청장에는 "김정숙"이라는 이름이 특정돼 있지 않고, 그냥 고위직 인사를 보내주면 좋겠다고만 돼 있다.

대통령을 지낸 자가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을 능청스럽게 해대고 잘 둘러대는지 모르겠다. 겉모습만으론 사람 좋아 보이는 옆집 아저씨 같이 보이지만, 사실은 이처럼 거짓말을 능글맞게 하고 어리버리 해보이면서 실속은 다 챙겨가는 "어당팔"(어리숙하게 보이는 놈이 당수 팔단)이다. 많은 국민이 어당팔에게 속는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비근한 한 예로 무궁화 대훈장법 개정해서 부부가 챙겨간 것이라든가 대통령 경호, 예우 수준 격상 등등
https://suhbeing.tistory.com/m/1367)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거짓말에 속게 되면 국고가 축나고 그 정신적 피해는 어떻게 보상 받을 것인가? 전임 대통령의 거짓말을 접하니 다시 한번 정치인들의 거짓말을 규제할 수 있는 강력한 법을 만들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평소에 주장해온 것이다.

그런데 가칭 "공직자 거짓말 제재법"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국회의원들 자신부터가 거짓말을 많이 해대는 세상이니 이 법이 만들어지려면 정말 백년하청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래저래 참으로 개탄스럽다.

2024. 5. 21. 16:23
3호선 전철 안에서
雲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