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는가?/자작시
다중 속의 고독
雲靜, 仰天
2022. 6. 29. 12:10
다중 속의 고독
인정이란 비정한 마취제다
리즈 먼이 갈파했듯이 그게 인간사인걸
한국인은 특히나 배고픈 건 참아도
남 잘 돼서 배 아픈 건 참지 못한다.
자기보다 조금이라도 잘났다 싶으면
눈 뜨고 못 보는 이가 대부분인 세상사
끼리끼리 험담하면서 자기위안으로 삼지
성격이 좋아서 웃거나 말 없는 이도 있지만
대개는 자존감이 없거나 순정치 못한 탓일 터.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니 그런가벼
자주 뒷통수 맞아도 살아내야 하다 보니
동기나 동향인들에게라도 정 붙여볼까 했었지
배가 고픈지 아픈지 알 수 없는 건 그들도 마찬가지.
어디서든 안길 데 없는 날 저문 밤의 해처럼
몸 눕혀 마음 붙일 곳 없는 낮달처럼
갈대들은 함께해도 늘 적막강산에 혼자인걸
홀로 피어 야멸찬 비를 맞는 백합이여,
아파하지 마라
한 떨기 숨 죽인 찔레꽃이여,
더는 울지 마라
떡갈나무 서리 맞는 일도 이제는 끝나가니!
2022. 6. 29. 12:09
북한산 淸勝齋에서
雲静 초고